시사프리신문

Posted on 2014. 01. 22.

층간 흡연, 에티켓 문제다

김가영 기자

아파트 이웃 간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은 흔히 접할 수 있는 뉴스 소재다. 하지만 이제는 층간 흡연으로 인해 갈등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금연구역이 갈수록 빠르게 확대되며 아파트 층간흡연이 초래하는 이웃 간의 갈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부터 100㎡(30평) 이상 음식점이나 카페, 호프집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됐다. 자치구에서 지정한 공원이나 길거리 금연구역도 늘고 있는 추세고, 몇 몇 회사의 경우 회사 반경 1km이내 흡연을 금지하는 경우도 있다. 흡연자 입장에서는 점점 흡연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줄어드는 셈이다. 흡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게 되면서 일부 흡연자들은 자신의 집 베란다나 화장실 등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다른 공간과는 약간 차이를 보인다. 아파트의 경우 개인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공동의 주거지이기 때문이다.

아래층에 사는 이웃 주민의 담배 연기로 인해 위층 주민들은 담배연기에 시달리는 이웃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임신을 한 임신부의 경우 그 문제는 더 크다. 경비실에 이야기해도 문을 닫고 살라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다.

흡연자의 입장에서 단순히 생각해 보면 ‘내 집에서 내 맘대로 담배도 못피우나’라 생각할 수 있지만 거꾸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흡연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웃이 피운 담배연기를 맡으며 간접흡연에 노출되고 온갖 악영향과 스트레스를 받는 주민은 무슨 죄란 말인가.

물론 아파트에서 흡연 자체를 금지할 법적 근거는 없다. 현재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아파트는 흡연 규제 대상이 아니다. 이렇기에 층간 흡연으로 발생한 이웃 간의 갈등을 중재할 뾰족한 수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법적 근거를 운운하며 대책을 찾아야 할 사항이라기보다는 기본 에티켓 문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아파트 내에서 밤늦은 시간까지 악기를 연주한다거나 지나친 소음을 내는 등의 행위 또한 법적으로 금지시키기에 앞서 이웃 간 지켜야 할 기본 에티켓이다. 본인의 집에 담배연기가 가득해 냄새가 나는 것은 싫고, 내 가족이 간접흡연으로 피해보는 것은 싫기에 창문을 열고 담배를 피우는 것이라면, 이웃 또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본인과 가족을 생각하는 만큼 이웃의 개인 공간 또한 존중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흡연을 하는 것은 개인의 권리이기에 존중해주어야 마땅하나 이는 어디까지나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 까지라 생각한다. 자신의 권리와 기호생활에 앞서 혹시 자신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 더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에 더불어 제도적 뒷받침 마련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금연구역이 늘어나는 만큼 흡연공간을 충분히 마련한다면 흡연자들이 정해진 구역 외에서 흡연하는 경우가 줄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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