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4. 02. 05.


도로명 주소

김가영 기자

 

 

 

 2014년 1월 1일부터 도로명 주소가 전면 사용으로 모든 공공기관에서는 도로명 주소로 업무를 처리해야 하며 전입 출생, 혼인신고, 사망신고 등의 민원 신청 시에도 도로명 주소를 사용해야 한다. 17년의 준비과정을 거쳐 4000억 원이 들었다는 새로운 주소체계다.
  현재 일본을 제외한 모든 OECD 가입 선진국은 도로와 건물에 따라 주소체계를 정비한 일명 ‘도로명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 새로운 주소 체계는 보다 합리적, 과학적이며 각종 물류비용 또한 줄일 수 있는 등 여러 장점이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도로명 주소를 도입하게 된 계기는 우선 지번주소는 일제 강점기 당시 토지 수탈 목적으로 했던 주소 체계기 때문이라고 한다.
 합리적인 주소시스템이라고는 하나 갑작스럽게 바뀐 주소에 국민들은 매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 애초부터 동 개념이 아닌 도로를 중심으로 생활권이 형성됐기에 도로명 주소 사용이 매우 용이하지만 외국과는 다른 도로정비와 동네마다의 특성으로 과연 한국에 맞는 주소 시스템인지 의문이 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특히나 택배 거리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설 대목 택배 사원들의 혼란이 가장 컸다. 베테랑 택배 기사들조차도 새로 바뀐 주소시스템을 보면 혼란스러운 것은 매한가지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중복되는 명칭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전국 도로명 주소 16만 3195개 중 ‘문화’라는 이름이 들어간 곳은 무려 513곳, ‘평화’는 334개 등이다.
 제대로 된 홍보 없이 갑작스레 도입된 새로운 주소 시스템에 익숙해지려면 아마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일부 지역부터 조금씩 시행해 본 후 천천히 그 지역을 늘리는 등 수정 보완해야 할 사항을 미리 인지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국민의 여론이 많이 반영되지 않은 성급한 결정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오랫동안 사용해왔기 때문에 익숙해져있을 뿐이지 지번으로 주소를 찾아가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또한 어찌 보면 새로 도입된 것이기에 익숙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처음 버스 중앙차로 도입 시에도 익숙하지 않은 방법으로 많은 시민들의 원성을 샀지만, 지금은 모든 서울 시민이 편리하게 이용하는 교통 시스템중 하나다. 익숙하지 않기에 오는 혼란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기 마련이다. 성급한 결정이 아니었나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이왕 도입된 새로운 주소체계에 좀 더 가까워지도록 모두가 조금씩 노력하고, 보완해야 할 사항을 수정한다면 궁극적으로는 보다 효율적인 시스템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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