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4. 02. 19.


주을룡 성북우체국장에게 듣는다

“사람은 시작도 중요하지만 끝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2014년 1월 2일자로 주을룡 국장이 제18대 서울성북우체국장으로 부임했다. 주을룡 국장은 경남 남해 출신으로 1979년 3월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으며, 1986년 체신부 행정사무관으로 임용된 이후 약 30여 년간 우정사업본부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치고, 광주우체국장, 여수우체국장, 군포우체국장 등을 역임하 후, 성북우체국장에 취임한 것이다.

 

 

-먼저 성북우체국장으로 부임한 것을 축하드립니다.
*취임 각오와 앞으로의 행정목표가 있으시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난 1986년에 임용되어 우정사업에 몸을 담은 지 올해로 29년째가 됩니다. 내년에 있을 공로연수를 제외하면 현업에 근무할 수 있는 것도 올해가 사실상 마지막 해가 됩니다. 공직 생활을 시작하면서 제 나름의 철학과 소신을 가졌고, 이에 따라 충실히 맡은 바 직무를 수행해 왔습니다. 모름지기 사람은 시작도 중요하지만 끝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성북우체국에서의 근무가 제 공직 생활의 의미 있는 마무리가 될 수 있도록 뜻 깊은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여기 성북구에는 총괄우체국인 서울성북우체국과 6개의 대학구내우체국을 포함한 12개의 소속국, 그리고 6개의 우편취급국이 있습니다. 주위 인접한 강북구, 노원구 등에 비해 그 수가 많은 편에 속하여 지역주민들에게 좀 더 편리하고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 있고, 그 장점을 바탕으로 성북구 지역 주민들에게 보다 나은 우정서비스를 변함없이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성북우체국의 당면 현안 과제가 있다면 무엇인지요?

 

아시다시피 우체국은 1884년 개국한 우정총국이 그 근원을 이룹니다. 그 후 갑신정변, 일제 강점기와 근·현대사를 거치면서 많은 변화를 겪다가 현 정부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 소속 우정사업본부 각 지방우정청 산하로 직제가 개편이 되었습니다. 서신 배달을 시작으로 서신과 통신을 겸하다가 한국통신(현 KT)의 분리로 인해 한 때 어려움을 겪은 바 있으며, 이후, 우체국택배 시스템을 도입 했고 지방 특산물을 이용한 쇼핑몰 사업도 시작한 지가 꽤 오래 되었으며, 현재는 중소통신업체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알뜰폰 판매 등 새로운 사업도 수행 중에 있습니다. 우정서비스가 시대에 따라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이며, 그와 반대로 소비자의 요구 또한 계속 변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우체국의 현안 과제는 지속적인 우정서비스를 유지함과 동시에, 변화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미래의 먹거리를 개발하는 것이 숙제일 것입니다.

 

-우체국은 국가기관이지만 나름 수익을 올려야 하는 기관입니다.
 그렇다면 공익과 수익 두 가지 모두를 창출해야 하는데 그 비중을 어떻게 두시는지요?

 

참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려운 질문입니다(웃음). 첫째, 지금 자리 잡은 우체국택배를 설명드리자면 자리잡기까지가 약 10여년 정도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민간에서 먼저 시작을 했고 그 전에는 우체국 소포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시작할 때에는 공공부문이 민간에서 하는 걸 따라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섞인 시선도 많았지만 지금은 민간에서 접근하기 힘든 산간오지까지 택배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오히려 민간 사업자를 많이 도와주고 있을 정도로 발전해 왔고 그에 따라 많은 수익도 내고 있습니다.
둘째, 금융부문입니다. 우체국 금융은 100% 국가가 출연한 금융기관으로서 국민들이 맡기신 재산에 대해 국내외 그 어떤 금융기관보다 안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보험에 대해서도 창구에서 일대일 영업을 함으로써 기존 모집자에 대한 수수료 부분을 줄일 수 있어 타 민간 보험사에 비해 적은 보험료를 내고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평균보다 적은 수입을 가진 서민들에게는 더 할 나위 없는 상품이라고 생각하며 이것이 바로 공익과 수익 두 가지 모두를 창출하는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셋째, 지역특산물 판매에서 시작하여 지금은 쇼핑몰로 발전한 우체국쇼핑을 소개하자면 농수산물 등 지역특산물의 중간 과정을 생략하여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여 서로에게 이익이 될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판매하는 모든 제품에 대하여 외부 전문기관이 철저히 심사하고 있으며, 일부 품목에 한 해서는 재래시장이나 대형 마트보다 가격이 비싼 것도 있습니다만 원산지나 제품 생산지 표기에서는 그 어떤 쇼핑몰보다 투명하고 안전하며, 전국 3,650여개의 우체국 기반망을 통하여 당일 발송하여 다음 날 배달될 수 있도록 접수부터 배송까지의 전 과정을 책임지고 있으므로, 많은 시민들께서도 저희 우체국쇼핑몰을 믿고 이용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넷째, 최근 언론에서 많이 이슈가 된 알뜰폰 이야기를 드리겠습니다. 이것도 공익과 수익을 생각한 사업 모델입니다. 요즘 시대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살아가기 힘들 정도로 이동통신 시장이 진화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요금이 많이 인상되어, 예전과 같이 사용자가 저렴한 요금으로 이용하기가 어렵게 되었으며, 대형 이동통신사가 아닌 중소통신업체의 경우에는, 사용자를 모집할 마땅한 영업망이 없어 좋은 상품임에도 판매가 되지 않았던 게 현실입니다. 이에 우체국이 알뜰폰 판매서비스를 통하여 사용자를 찾지 못하는 중소통신업체와 저렴한 요금을 원하는 고객을 연결하여 주는 매개체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으며, 이것이 현 정부가 추구하는 창조경제의 대표적인 사례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현재 많은 정부기관 및 공공부문의 기관들이 엄청난 적자와 고비용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 우체국은 지금도 많은 흑자를 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간 금융사에 비해 50% 정도에 불과한 급여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으로서 공익을 위한 사명감, 국민에 대한 봉사정신 이러한 것들이 모여서 흑자를 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서울성북우체국 직원들도 자발적인 마음가짐을 갖고서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신무장으로 영업을 하고 업무에 임한다면 우리나라 공공기관들도 분명 흑자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주을룡 서울성북우체국장은 인터뷰 내내 몸가짐이 전혀 흐트러짐이 없었다.
젊은 시절 군 장교로서 군복무를 했던 탓도 있겠지만, 예의 타고난 자기 관리와 개발을 꾸준히 해 온 탓일 것이다. 겉으로는 빈틈없어 보이는 교감선생님같이 보였으나 인터뷰를 끝내고 환하게 미소짓는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도로명 주소 때문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는 성북구민과 집배원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부드러운 리더십을 소유한 인물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김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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