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지난주 수요일(4월 ·16일)에 세월호가 진도 부근에서 침몰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탑승객의 대부분이 수학여행을 떠나는 고등학생들이라는 사실에 안타까움이 한층 더했다.
현재까지 다수의 민간 잠수부와 SSU(해군 해난구조대)가 투입되어 선내 진입을 시도 했으나 강한조류와 기상조건 때문에 큰 진전은 없다고 전해져 가족은 물론 전 국민의 슬픔이 커져만 가고 있다.
세월호 사건에서 우리나라의 재난대책이 형편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침몰당시 VTS(해상교통센터)와 세월호와의 교신 내용에서 세월호 승무원들이 패닉에 빠져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재난 대응 훈련을 받은 승무원이라면 승객들을 안심시키고 잘 이끌어야 한다. 하지만 승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는 말과 함께 세월호 선장을 위시한 선박직 직원 15명은 제일먼저 탈출하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국민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또 정부기관의 대처도 마찬가지다. 세월호의 침몰 신고 이후 안전행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가동되기까지 53분이나 걸렸다. 게다가 승선자 수, 그리고 구조자와 실종자 인원 집계도 수차례 번복하고, 세월호에 진입했다고 잘못 발표하는 등 사태에 대한 대처가 어설프기 그지없다.
정부의 이러한 대처 때문에 실종자 가족의 정부에 대한 감정의 골이 깊어져만 가고 있다. 많은 수의 실종자 가족들과 유족들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애를 태우며 실종자들이 구조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안타까운 상황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두 번 죽이는 존재가 있다. 이는 우왕좌왕하는 언론이다. 현재 많은 언론사와 포털사이트에서 수많은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많은 기자들이 현장에 나가서 취재 중이기도 하다. 문제는 언론이 오보를 내기도 하고 언론사마다 기사내용이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사건과 관련 없는 사람이 거짓인터뷰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 결과로 국민들은 더욱 분노에 빠졌으며 나중에 거짓인터뷰임이 드러나자 네티즌들마저 이제는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지금도 각종 뉴스 인터넷 페이스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세월호에 대한 안타까운 맘과 상황에 대한 글이 올라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새로운 기사가 나올 때마다 이리 쓸리고 저리 쓸린다. 정확한 상황을 모르고 정부를 비판하거나 욕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언론은 기사가 번복될 때마다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세월호 사건에서 불안전한 재난관리시스템, 정확하지 않은 언론, 그리고 주체성 없이 흔들리는 네티즌들 등 현재 우리나라의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런 총체적 난국에서 과연 생존자를 한사람이라도 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지만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으로 촛불을 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