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4. 11. 13.
빼빼로데이보다 우리 농산품에 더 많은 관심을
김재은 기자
11월 11일 하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아마 지나가는 열 명 중 열 명이 빼빼로라고 대답할 것이다. 빼빼로데이는 이제 한국에서 지나칠 수 없는 연례행사가 되었다. 11일이 되기 일주일 전부터 마트나 편의점은 빼빼로데이를 맞이하느라 여념이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연인에게, 친구에게 그리고 가족에게 빼빼로를 주기 위해 구매한다. 조사에 따르면 빼빼로데이 인접기간에는 평소 빼빼로의 매출량 보다 83배에 이른다고 한다. 마치 한철 장사를 연상시키는 듯하다.
빼빼로데이는 친구 혹은 연인에게 빼빼로를 줌으로써, 관계를 돈독히 하는 등 의 좋은 기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빼빼로 데이는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적인 부담이다. 빼빼로 데이는 과시 혹은 체면 유지에 사용되기도 하는데, 한 유치원생을 아이로 둔 어머니가 아이가 빼빼로 데이 때 혼자 아무것도 준비 안해서 기가죽지 않도록 빼빼로를 대량 구매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한다. 빼빼로가 저렴한 가격이더라도 대량으로 구매하면 부담이 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높은 가격의 선물은 연인들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파는 빼빼로 묶음상품을 보면 2만원을 호가하는 제품이 넘쳐난다.
이 외에도 빼빼로의 과대 포장 문제와 빼빼로의 재사용의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특정 포장판매의 가격은 그 구성물들의 단가의 합의 거의 두배에 육박하기도 한다. 대형 마트의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수능, 빼빼로데이, 화이트데이, 발렌타인데이는 4대 특수로 꼽힌다고 한다. 동일한 제품을 빼빼로 데이라는 이름하에 포장해 가격에 거품 불어넣는 것이다. 그리고 팔리지 않은 제품을 다음연도에 다시 판매하는 경우도 흔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한편 빼빼로데이에 가려진 것도 있다. 11월 11일은 국가에서 지정한 농업인의 날이다. 농업인의 날은 농민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농업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기념일로 특정 기업이 마케팅의 일환으로 만든 날인 빼빼로 데이와는 달리 매우 의미있는 날이다. 하지만 빼빼로데이의 그늘에 가려져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농업이 침체되어 있고, 최근 한중 FTA가 타결 된 만큼 빼빼로보다는 우리의 농산품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