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5. 09. 23.


성북구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이병한 협의회장
 “‘찾아가는 마을복지’시대에 발맞춰 동 복지사업에 충실할 터”


 주민자치위원회는 동의 각계 주민대표로 구성되며 동 주민자치센터와 주민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함으로써 주민자치가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게 하기 위해 설치된 기구이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주민자치센터의 행정을 자문하고, 자치회관 운영을 책임짐으로써 다양한 문화·복지·교양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의 문화복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자치위원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무엇보다 지역과 지역주민들을 위한 봉사를 기본으로 한다. 임기는 2년으로 연임 가능하다.
 
지난달 17일 성북구 주민자치위원장 협의회장으로 추대된 이병한 회장은 지난 2년여 동안 종암동 주민자치위원회장으로 봉사해왔다.

강원도 원주 출신으로 고교 육상선수 시절을 보내고 체육 교육학을 전공했다. 운동선수 생활을 했기 때문인지 어렵게 운동을 하는 어린 선수들에게 관심이 많다. 비인기 종목인 펜싱과 럭비를 후원하게 된 것도 이러한 맥락과 닿아 있다.
 
지금은 홍익고등학교 펜싱팀과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부설중학교의 럭비부를 지원하고 있다. 다가올 전국 체전을 준비하고 있는 선수들과 뒷바라지 하는 부모님을 언급하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럭비는 내년 리우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됨으로써 앞으로 유망종목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다행으로 여기는 표정도 있었다. 
 
이밖에도 이 회장은 일신초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부설중학교 운영위원장을 오랜 기간 역임해오면서 교육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쏟아왔다.

서울사대부중을 관악구로 이전할 계획을 세웠던 서울대학교 측에 맞서 계획을 철회시키기까지 이 회장의 노력이 있었다는 것은 지역에서는 꽤나 유명한 일화이기도 하다. 그밖에도 민주평통 성북구협의회 운영위원, 성북구 체육회 자문위원, 종암경찰서 청소년 문화발전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성북구 20개 동 지방자치위원장들의 경선이 아닌 추대에 의해 결정된 이번 협의회장 취임에 대해 이 회장은 짐짓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25년 여간 몸담고 있는 새종암 새마을금고의 이사장직을 8년간 연임하고 있는데 날로 변화하고 있는 금융시장에서 금고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일에 집중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맡고 있는 일들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면서 현직에 충실하고자 했던 이 회장을 사람들이 순순히 보내주지 않은 형국이다.
 
그럼에도 이 회장은 주민자치위원회가 ‘찾아가는 마을복지’ 시대에 발맞춰 구와 동의 복지사업에 적극 협조하는 위원회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방향을 정했다. 주민들과 보다 밀접한 접촉을 이뤄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주민자치위원회 위원들의 연령층이 높고 특정 직업군(자영업)의 비중이 큰 경향에 대해서는 동 별로 불균형이 있다고 설명했다. 성북구 20개 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동장선출부터 지원자 불균형 상태에 있다. 어떤 동은 지원자가 부족해 선출은커녕 오히려 맡아달라고 부탁해야하는 한편, 어떤 동은 지원자가 많아 심사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주민자치위원회의 조례도 이러한 실정에 맞춰 임기, 위촉과 해촉 등을 보다 자유롭게 정할 수 있도록 개정할 필요가 있음을 피력했다.
 종암동은 주민자치위원회와 함께 지역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는 여러 단체들, 직능 단체를 비롯한 각 계층 대표 단체의 구성원들이 상대적으로 젊고 연대가 강한 편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지난 5월에 있었던 구민체육대회에서도 종암동이 종합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단결과 협력, 젊음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모두 생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 연습을 하던 선수들에게 음식이라도 대접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이미 부녀회에서 마치 옛 농촌의 새참거리처럼 막걸리와 고기 등을 장만해오더라는 것이다. 끈끈한 공동체 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16일부터 부녀회에서 바자회를 여는데, 봉제공장, 자수공장을 경영하고 있는 젊은 사장들이 행사를 위해 십시일반 도움을 주기로 결의한 상태라고 한다. 부녀회는 여름에 삼계탕 잔치, 국수잔치 등을 벌여 노인들을 대접했다.
 
특히 자율방범대는 누가 제대로 알아주지도 않는 힘든 일이지만 밤에 순찰을 도는 모습을 보면서 순수한 봉사 정신 앞에 늘 감탄한다고 한다. 이 회장은 4, 50대의 생업에 한창 바쁜 사람들이 그렇게 나서서 봉사해주는 게 고맙기 그지없다고 감사를 표했다.
 
주민자치위원회나 지역 단체들의 일을 하는 경우 활동을 빌미로 지역 의회 등 정계 진출을 염두에 둔 계산적 행동이라고 여겼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야말로 주민자치라는 성격에 맞게 변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이 회장은 평가하고 있었다.
 
종암동은 성북구에서 주민수가 가장 많은 동이다. 그래서인지 주민자치위원회의 중점 사업인 자치회관의 각종 강좌와 교육 프로그램은 늘 수강생으로 포화상태이다. 공간부족이 현실화되자 이 회장은 새마을금고 지하실을 개조해 문화센터를 열었다. 항시적으로 주민에게 개방된 문화센터에서는 가요교실, 교양강좌 등이 열린다. 뿐만 아니라 이사장 집무실의 부속실도 개방하여 언어 강좌 등에 활용되고 있다.  
 
시대는 바야흐로 ‘찾아가는 마을복지’ 시대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찾아가는 마을복지센터’를 표방한 주민센터에는 복지팀이 신설돼 간호사와 마을코디네이터도 배속됐다. 이 회장은 이러한 시대 흐름에 적극 협조해 주민자치위원회가 주민들이 피부에 와 닿는 복지를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종암동은 1동과 2동으로 나눠져 있던 것을 합쳐 큰 규모의 종암동으로 거듭난 시점이기도 해서 주민간 화합을 위해서 힘쓰는 것도 중요하다. 이제 규모도 커진 상황에서 더 촘촘한 복지를 향해 나갈 시점에 종암동 주민자치위원회장, 성북구 주민자치위원회장 협의회장이 된 이 회장의 적극적인 봉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회장은 자신이 2기째 연임하고 있는 새마을금고 이사장으로서 금고의 미래에 대한 고민도 많아 보였다. 8년째 직무를 수행하면서 앞으로 기회가 더 주어질지 알 수 없지만 역할이 주어진다면 실망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었다.

 금융 일은 여타 일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나이가 들수록 판단이 흐려지고 아집이 생기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이 일은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손실이 생기는 건 돈을 맡기고 운용의 책임을 위탁한 사람들에게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철저한 직업적 신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아마도 매사를 대하는 태도가 그럴 것이다.
 
개그맨 이광섭이 이 회장의 아들이다. 이광섭은 성북구 홍보대사이기도 하다.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아들에 대한 자랑도 은근했다. 평범한 아버지의 면모다. 재미없는 인터뷰 때문이었겠지만 하는 동안 개그맨을 아들로 둔 아버지의 희극적 기질을 느낄 수는 없었다. 그러나 부전자전이라고, 좀 더 여유있고 부드러운 자리에서는 여지없이 그 희극적 기질이 드러난다고 지인은 얘기한다.

박향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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