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7. 05. 17.
장애인의 참정권 보장을 위한 지속적인 개선 필요
▲경사로 폭이 좁아 보장구 사용자의 접근이 어려움(방학2동 청학경로당)- 좌
기표대는 덮개가 충분히 덮이지 않고 튼튼하지 않아 지지하기 어려움(방학1동 주민센터) -우
▲일반차량이 주차된 장애인주차구역(도봉2동 서원아파트)- 좌
외부 노면이 고르지 못해 접근이 어려움(도봉2동 성균관대 실내체육관)- 우
▲투표일 정확한 안내가 부족해 경사로를 이용할 수 없었던 투표소(방학1동 주민센터)
도봉노적성해장애인자립생활센터(소장 류나연)는 2015년부터 도봉구 내 다양한 장애 차별요소를 모니터링하고 이에 대한 권익옹호 활동을 전개해 지역사회의 환경 및 인식 개선을 목표로 하는 ‘권익지킴이 - 우리동네’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센터는 5월 9일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맞아 도봉구지역 장애인당사자 6명으로 구성된 투표소 모니터링단원이 4월 11일부터 18일까지 7일간에 걸쳐 도봉구 내 투표소 80곳 중 접근권 및 편의시설이 미비하거나 열악한 아파트 경로당, 어린이집 등 30곳을 선정해 1차 모니터링을 실시해 다양한 문제점을 발견했다.
1차 모니터링 결과 경로당 및 학교 교실 등의 출입문, 기존 설치된 경사로들은 폭이 좁고 경사도가 높아 휠체어, 스쿠터 등 다양한 보장구 사용자들의 접근이 어려웠으며 기표소 입구 등 단차가 있는 곳들은 수동휠체어 이용자나 보행자 등이 이동 시 불편할 수 있는 요소였다. 또한 장애인 화장실의 경우 청소도구 및 비품 등이 적재되어 접근이 전혀 불가능하거나 청결하지 못한 곳도 있었으며 화장실 출입문이 철재이거나 잠금장치가 없어 사용이 불가한 곳도 있었다. 그 외 장애인 주차구역의 불법주차, 투표소 주변의 언덕 및 고르지 못한 노면 등 주변 환경의 문제점들도 발견되었다.
센터는 지난 4월 28일 이와 같은 모니터링 결과와 의견을 도봉구선거관리위원회(이하 ‘도봉선관위’)에 전달했고, 5월 2일 도봉선관위 또한 ‘임시경사로 설치(34개 투표소 49개)와 임시 기표소 추가 설치(3곳) 및 상태 수시 점검, 장애인 화장실 적치물건 제거 및 청결 상태 유지, 투표소 안내요원이 선거인의 이동보조 및 장애유형별 적절한 투표안내’ 등을 내용으로 한 약속을 통보 받았다.
그러나 5월 (사전)투표일 3일 간 투표소 6곳을 대상으로 2차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단원들은 기존에 전달한 문제점 및 추가 문제점들을 발견됐다.
2차 모니터링 결과 여전히 장애인 화장실에 물건이 적재되거나 편의시설이 올바르게 설치되지 않은 곳도 있었고, 대형(거동불편선거인 겸용)기표대 및 임시기표대는 덮개가 충분히 덮이지 않고 높낮이가 맞지 않거나 튼튼하지 않아 기표에 어려움과 불편을 겪었다는 사례도 발견되었다. 주출입구 옆에 경사로가 있었던 방학1동 주민센터의 투표소는 당시 공사 중으로 경사로가 가려지고 이에 대한 안내가 충분하지 않아 보행이 불편한 단원이 계단을 이용해야 했던 경우도 있었다. 또한 신방학중학교 내 투표소의 경우 휠체어 이용자가 투표소 건물 내부에서의 활동에 문제가 없었지만, 투표소 건물 밖에서 들어가는 계단이 높아 휠체어 이용자는 접근이 불가했다. 그 자리에 휠체어 이용자에 대한 안내자나 안내사항이 따로 없어 한참을 서성이던 중 동행인이 투표관리자를 밖으로 불러 휠체어 이용자에 대한 진입 방법에 대해 물었고 건물 밖으로 나가 운동장 뒤편으로 한바퀴 정도 돌아서야 경사로가 있는 출입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후 투표보조인을 통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었지만 학교 건물구조 상 굳이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바로 우측으로 우회하면 쉽게 접근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측에서 거리가 먼 경로로 문을 열어놔 접근이 불편해진 점, 애초 투표소 밖에 휠체어 이용자에 대한 안내자나 안내물이 없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 대부분의 투표관리자 및 관계자들의 응대는 친절했으나 투표소의 편의시설(장애인주차장, 장애인 화장실 등) 및 투표보조제도를 정확히 숙지하지 못해 선거권자인 한 단원이 가족 이외의 사람(활동보조인)과 타인 1인(투표관리자)이 동반해 기표소에 들어가 보조를 받아야함에도 이를 제대로 안내하지 않은 경우도 발생했다. 이는 자칫 선거과정 및 업무에 있어 공정성과 통일성에 논란의 여지가 될 수도 있는 문제일 것이다.
이런 결과를 보면 도봉구 투표소의 물리적 환경 개선과 관리도 더 필요하지만 기존의 개선이 어려운 곳들이나 다양한 선거권자들을 고려한 투표편의 제고도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특히 누구에게나 주어진 참정권을 보장하고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추후 투표관리자 및 관계자들에 대한 투표보조 및 안내교육도 더욱 내실있게 진행해야할 것이다.
센터괸계자는 “앞으로도 장애인당사자들의 시각과 감수성으로 다양한 차별사례들의 모니터링과 개선요구 활동으로 모두가 참여하고 어울리는 지역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