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7. 10. 25.


제대군인 취업,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자

임경희 서울북부보훈지청 취업팀장

갑작스러운 추위에 미리 겨울옷을 꺼내 입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물론 환절기의 쌀쌀함은 겨울의 매서운 추위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러나 몸도 마음도 추위에 대한 방비가 부족했기 때문에 늦가을은 유난히 스사한게 느껴진다. 여름철의 따뜻한 시기를 지나 급격히 떨어지는 기온에 인체가 적응하기 위해서는 보통 5일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고 한다.
이러한 시절에 생각나는 사람들, 바로 제대군인이다. 국토를 수호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헌신한 그들에게 급작스러운 사회 복귀는 준비하지 못한 겨울을 맞는 것과 비슷하다. 제대가 본인의 의지가 아니었거나 사회복귀를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경우 정신없이 돌아가는 사회가 주는 느낌은 이루 말할수 없이 차갑다고 한다.
생활비가 가장 많이 드는 40대 전후, 게다가 군인연금 사각지대에 있는 전역자(소령, 대위, 중사)들은 군에서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하고 사회에 발을 디딘다. 그리고 당장 자녀 양육과 주거 비용 문제와 맞닥뜨린다. 운이 좋아 직장에 취업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게 되면 고정적 지출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 중 일부는 저소득층으로 전락하고 만다. 그들이 우리를 위해 국토를 수호하며 젊음을 헌신한 점을 감안하면 이는 절대 방치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때문에 국가보훈처 일선기관의 취업 팀장으로서 이들을 마주하며 느끼는 책임감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이들이 원하고 이들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물색하기 위해 직업상담사 통한 상담 및 직접 면담을 실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분주히 일자리의 문을 두드린다. 하지만 아쉽게도 기업들의 문은 잘 열리지 않는다.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흐름과 분리된 제대군인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경쟁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가 지나치게 과장된 탓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제대군인의 취업률이 90%가 넘는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의 사례에서 보듯 제대군인은 그 책임감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기업내에서 조직의 안정감에 큰 기여를 하며 이를 바탕으로 기업의 발전을 이끄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게다가 시대의 흐름에 민감하지 못하다는 일반의 인식도 선입견일 뿐 최근 군내부에서의 다양한 활동과 준비를 통해 오히려 훌륭한 아이디어와 실행력을 겸비한 인재들도 많다.
우리나라와 같은 특수한 안보 환경에서 제대군인에 대한 존중은 단순히 제대군인 개인의 생활기반 확충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국토수호에 헌신한 제대군인들을 사회가 넓은 품으로 포용한다면 이는 전체적으로 군의 사기와도 이어져 더욱 튼튼한 안보여건이 조성되는 효과를 발휘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은 안보적 불확실성이 제거된 안정적인 경제환경 여건 속에서 활발한 경제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오는 10월 23일에서 27일은 2017년도 제대군인 주간이다. 올해 제대군인 주간이 제대군인들이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장점들을 극대화하고 우리 사회 역시 이들의 역량을 활용해 함께 웃고 번영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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