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7. 10. 31.
서울시 자치구 자살자 현황 ‘이번에도 강북구 불명예 1위’
‘노원구 20위, 도봉구 19위, 성북구 13위’
서울 지역 자살률이 4년 연속 감소했다. 하지만 강북구는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불명예 1위를 안았다. 성북구 또한 2015년(21위)에 대비해 13위로 뛰어올라 자살률이 높아진 것으로 최근 통계청이 발표했다.
이번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의 자살로 인한 사망자수는 2,261명으로, 한 해 사망자 수가 2,200명대이다. 인구 10만 명당 23명꼴로 자살한 셈이다. 전국 평균보다 서울시는 2.3명 낮은 수치로 조사됐지만 자치구별(노원구·도봉구·성북구·강북구)로 살펴보면 4개 자치구 가운데 강북구가 2015년(자살자수 100명, 자살률 30.6) 1위에 이어 최근 조사 2016년 수치 또한 자살자수 99명, 자살률 30.6으로 또 다시 불명예 1위를 안았다. 성북구 또한 대폭 증가한 수치로 조사됐다.
이에 반면 노원구와 도봉구는 전년 대비해 큰 폭으로 자살률이 낮아진 것을 볼 수 있다. 먼저 노원구는 2015년 대비 16% 감소했다. 구는 2015년 146명의 자살자수로 2016년은 25명이 줄은 164명으로 조사됐다. 전국 평균 25.6명은 물론, 서울시 평균 23명보다도 낮은 수치다. 도봉구 또한 2015년 자살률 26.1에서 2016년 21.7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이번 통계청 조사결과에 나타났다.
■ 불명예 1위 ‘강북구’
강북구는 2015년에 이어 2016년 또한 자살률 많은 자치구로 불명예를 안았다. 그동안 강북구는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사회안전망 구축에 힘써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강북구의 예산 사정은 넉넉하지 못한 실정이어서 정부차원의 지원도 함께 필요해 보인다. 또한 강북구는 자살률을 감소시키기 위해 다양한 예방사업을 추진 중이다. 스트레스, 우울증, 산후우울증, 노인우울증, 아동·청소년 우울증 등 다양한 정신건강 검사를 무료로 진행하고, 자살 고위험군을 지원하기 위해 동별로 자살예방전담요원와 생명지킴이를 운영함으로써 지역사회와 함께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강북경찰서 ‘가족 간 범죄 통합 예방 지원센터’와 손을 맞잡고 강북구지역보장협의회, 관내 대학교 등 8개 기관과 협력해 가족 간 범죄 피해자에 대한 자살예방 연계사업을 실시 중이다. 이에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강북구의 2017년 자살률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 자살률 확 줄인 ‘노원구’
노원구 자살자수는 121명으로 2015년 146명 대비 25명 줄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도 2015년 25.5명에서 2016년 21.4명으로 4.1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 25.6명은 물론 서울시 평균 23명보다 낮은 수치다. 그동안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민선5기 출범과 함께 자살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2010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생명존중조례’를 제정하고, 구 보건소내 ‘명명존중팀’을 신설했으며, 정신보건센터 자살예방팀을 구성해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했다. 또 사업초기부터 지역내 종합병원과 경찰서, 종교시설 등 24개 유관기관과의 업무협약을 체결해 지역사회 위기대응 시스템 구축과 긴밀히 협력해 왔다.
이에 김성환 구청장은 “자살예방사업에 성과를 내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었다. 2014년에는 2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살률이 도리어 올라가 낙심한 적도 있었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 생명이라도 구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 작은 결실을 맺은 것 같다. ‘한 생명은 우주만큼 귀하다’란 심정으로 자살예방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대폭 감소시킨 ‘도봉구’
도봉구의 자살률이 지난 3년 사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도봉구 사망원인통계는 지난해 도봉주민의 자살률 21.7명으로 전년도 26.1명보다 4.4명 줄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자살률이 낮은 순위도 22위에서 7위로 큰 폭으로 개선됐다. 전년대비 자살률이 전국, 서울시가 각각 0.9명, 0.2명 감소한 것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서울 지역에서도 3번째로 높은 감소폭이다. 자살 사망자수는 2013년에 106명으로 정점에 도달한 후 2016년에는 75명으로 31명(29.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도봉구는 지난 민선 5기 때 자살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자살예방 조례를 제정하고 보건소 내에 생명존중팀을 신설한데 이어 이후 자살예방지킴이 발대식, 동별 자살자수 1명 줄이기와 같은 자살예방사업에 본격적으로 힘써왔다. 또 자살에 대한 인식개선 및 생명존중 문화조성을 위한 생명존중 숲길 걷기 캠페인, 자치구 최초 도봉마음건강콜센터(☎991-0199) 운영,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생명존중 뮤지컬 공연, 삶의 희망을 전달하는 힐링프로젝트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를 실시했다. 아울러 종교계, 복지기관과 연계해 자살예방지킴이를 양성하고, 동별 맞춤형 생명존중사업을 진행하며, 보건소 홈페이지에서는 우울증 자가진단도 가능하다. 특히 보건소 진료의사와 함께하는 청진기 사업과 더불어 취약계층 관리 방문간호사를 무가계약직으로 전환한 이후 주민에 대한 우울감 평가, 보건소 자살예방 전담인력을 통한 재평가로 마음건강평가를 10배가량 확대하는 등 지역밀착형 자살예방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에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재정자립도가 낮은 여건에서도 2015년부터 자체 예산을 추가 투입하며 자살률 저하를 위해 노력해온 결과가 민선 6기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 생명존중업무와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사업 연계를 더욱 활성화해 촘촘한 그물망과 같은 자살예방사업으로 한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 자살률 증가한 ‘성북구’
성북구는 서울시 자치구별 2015년 자살률이 21위였지만 2016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3위로 자살자수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동안 성북구의 자살률은 2010년 자살사망자수 144명(인구십만명당 30명)에서 2015년 자살사망자수 94명(인구십만명당 20.6명)으로 감소하는 효과를 냈다. 2010년 대비 2015년 자살률이 34.7% 감소한 것으로, 전국은 15% 감소, 서울시는 13.7% 감소한 것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한바 있다. 하지만 이번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대비 2016년 자살자수는 104명으로 자살률 23.3%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13위에 올랐다. 이는 2015년 21위(94명)에서 자살자수가 증가한 것이다. 그동안 성북구는 전국 최초로 보건 영역과 복지 영역을 통합한 자살예방센터를 운영한 데 있었다. 성북구는 우선 ‘생명존중도시 성북’이라는 슬로건을 세웠다. 보건복지통합, 기관연계 간담회 실시, 보건복지통합 실무기관 사례회의 개최 등을 통해 지속적인 민·관 협력체계를 유지했다. 선제적으로 자살 예방에 나서고 자살 고위험군을 조기 발견해 정서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또 자살자의 유족관리에도 신경 쓰고 있다. 공동체 안에서 자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마음돌보미’ 프로그램이다. 마음돌보미는 자살 생각을 갖고 있는 돌봄대상자의 외로움을 덜어 주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을 수 있도록 정서를 지지, 지원해 주는 자원봉사자를 말한다. 현재 성북구에는 230여명의 마음돌보미가 350여명의 돌봄대상자를 월 1회 이상 직접 방문해 돌보고 있다.
한편, 각 자치구별로 자살률 증가문제를 두고 ‘자살률을 낮추겠다.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들겠다’는 주민과 관계기관, 행정기관이 서로 협력해 사회적 차원에서 자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지만 구 예산으로는 한계가 있고, 예산걱정에 자살예방 신규사업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연 ‘사람이 살기 좋은 자치구는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돈이 많은 자치구’, 아니면 ‘기업들이 많아 세수가 높은 자치구’, ‘복지가 좋은 자치구’ 이 모든 것이 조합되면 살기 좋은 자치구일지는 몰라도 자살사망 원인은 정신적, 정신과적 문제, 육체적 질병, 경제생활문제, 가정문제, 취업 및 남녀문제 등이 자살률을 높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있어 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자치구가 잘 사는 것이 아닌 살기 좋은 자치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현재 각 자치구별로 다양한 자살예방대책을 수립하고 있고, 지금은 자살방지를 위한 우리사회의 관심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한 시기일수록 이웃과의 절단이 아닌 관심과 이웃의 아픔을 나누고 관심어린 시선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자살 문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인 만큼 자살 예방을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유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