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7. 12. 20.
도봉구의회, ‘내년도 예산처리 빨간불’
‘김근태 기념 도서관 건립’ 두고 여·야 구의원들 마찰 심각
도봉구의회(의장 이근옥)가 2018년도 예산안 심의 중 ‘김근태 기념 도서관 건립’을 두고 여·야 의원들간의 의견 마찰이 불거지고 있어 내년도 도봉구 예산안 처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18일 오전 2017년도 도봉구의회 마지막 정례회가 열린 제5차 본회의. 하지만 오후에 접어들면서 ‘김근태 기념 도서관 건립’을 두고 여·야의원들간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이근옥 의장은 정회를 선포하고 오후 3시에 다시 본회의를 개회하기로 했지만, 자정이 넘어서도 열리지 않고 이번 회기는 자동 산회됐다.
앞서 도봉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도 소속 의원들간의 의견 대립으로 해당 예결위 의원들은 회의장에 불참하는 등 이틀 연장된 예결위 일정도 의견조율조차 못한 체 자정이 다 되어 자동 기한을 넘기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로서 도봉구의회는 내년도 예산안을 이번 회기에 처리 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다음 회기에도 내년도 예산안이 처리될 지 이것마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제7대 도봉구의회 의원들은 총 14명으로 더불어민주당 의원 7명, 자유한국당 7명이다. 이 가운데 김근태 기념 도서관 건립과 관련해 의원 찬·반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5,017억 원 규모의 내년도 도봉구 예산안 처리가 고비를 맞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김근태 기념 도서관은 서울시 공공도서관 건립지원 사업 보조금 및 특별교부금 20억원 가량이 들어가 내년 준공하고, 도봉구는 매년 2억원 가량의 운영비를 투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은 도봉구의회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반대에 막혀 교착 상태에 빠졌다. 도봉구의회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주장에 따르면 “특정 정치인을 기리는 사업에 전액 세금이 투입되면 안된다”며 “재단이나 민간단체의 돈이 일부라도 들어가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전액 세금으로 건립한다면 고인 성명을 빼고 건립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면 도봉구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주장은 ‘도서관 명칭은 유지하고 건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서울시에서 용도까지 정해져 내려온 예산을 두고 구의회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앞서)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에서 특정 사업에 대한 의견을 좁히지 못해 수정안도 마련하지 못했고 추가로 이틀 기간을 연장했지만 결국 가부 결정도 하지 못하고 아무런 결과도 없이 기한을 넘겼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도봉구의회는 제270회 제2차 정례회 제5차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할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 하지 못하고 자동 산회되면서 도봉구는 준예산 사태가 발생하게 됐다. 준예산은 시설 유지·운영과 법령에 근거한 의무경비와 이미 예산으로 승인된 사업만 지출할 수 있다.
특히, 도봉구의회는 창동역 노점상 개선 사업과 관련해 의원들(예결위 소속)간의 막말과 욕설이 오가는 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유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