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8. 02. 07.


제천 참사“잃어버린 28분의 안타까움...”

 이자준  ​성북소방서 홍보교육팀 소방교

화재 발생 후 3~5분 정도의 시간이 경과하면 대부분의 화재는 Flash over에 도달하고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된다. Flash over란? 화재의 초기 단계에서 연소물로부터의 가연성 가스가 천장 부근에 모이고 그것이 일시에 인화해서 폭발적으로 방 전체가 불꽃이 도는 현상을 말한다. 화재의 골든타임은 화재 발생 후 Flash over에 도달하는 약 5분 정도의 시간을 말한다. 골든타임 안에 화재를 진압하지 못하면 불은 삽시간에 대형화재로 접어든다. 그래서 화재현장에서는 소방관들이 신고 접수 후 화재가 Flash over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최대한 빨리 현장에 도착하여 진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소방관들이 신속히 현장에 도착하여 활동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화재를 최초 발견한 사람의 발 빠른 초기 대응이다. 최초 발견자가 초기진압을 시도하고 119에 신고를 한다면 대형화재로 확대되거나 인명피해는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노블 피트니스 스파) 화재에서도 우리는 최초 발견자의 초기 대응 그중에서도 신속한 119신고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다. 2017년 12월 21일 충북소방본부 상황실에 최초 화재신고가 들어온 시각은 15시 53분이다. 신고를 받고 선착대가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6시경이다. 7분 만에 선착대가 도착하였으나 이미 화염이 내부와 외부 등 3면으로 분출되고 상층부로 확산되어 불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된 상태였다. 제천 화재 당시 주변 CCTV를 보면 15시 48분에 스포츠센터 1층 주차장 천장 부분에서 최초 화재가 발화되는 것이 보인다. 신고가 들어온 15시 53분에는 화세가 천장 내부에서 커지고 있는 것이 포착되었다. 소방대가 도착하기 전부터 이미 최성기 상태로 어느 소방대가 와도 대응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제천 화재 참사 유족대책본부는 최초 119신고가 되기 28분 전에 화재가 난 것을 본 목격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15시 25분경 목욕을 마치고 나오던 목격자가 1층 소화기를 찾아 진화를 시도했지만 소화기가 비어 있어 진화에 실패했고 이후 건물 관계자와 소화기로 진화를 시도했으며 “이때까지 건물 관계자들이 119에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119 신고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소방대의 현장 대응 결과는 화재 신고 시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화재 신고는 건물 관계인만 하는 것이 아니다. 누구든 화재 현장 또는 구조·구급이 필요한 사고 현장을 발견한 사람은 그 현장의 상황을 소방본부, 소방서 또는 관계 행정기관에 지체 없이 알려야 한다. 만약 건물 관계인이나 최초 목격자가 초기 진화 실패 후 바로 119에 신고했다면 신고 후에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을 대피 시켰다면 제천 화재 참사는 역사에 기록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119신고요령을 익혀 긴급 상황 발생 시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스마트한 신고를 해야겠다.
화재ㆍ구조ㆍ구급 등 재난 발생 시 음성통화 외에도 문자(SMS, MMS), 앱(App), 영상통화 등을 이용한 119 다매체 신고 서비스가 시행되고 있으니 미리 알아두면 실제 상황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119 다매체 신고 서비스는 신고자가 영상통화는 물론 문자와 앱으로도 신고가 가능해, 청각장애인 등 의사소통이 어렵거나 음성통화가 곤란한 경우에도 긴급 상황을 보다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앱 신고는 ‘119신고’ 앱을 다운로드해 설치한 후 신고 서비스를 선택해 전송하면 GPS 위치정보가 119상황실로 전송돼 신고자의 정확한 위치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방대의 보다 빠른 현장 도착이 가능하다.
사건사고는 언제 어디에서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우리에게 다가온다.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외치며 이제는 전 국민 모두의 투철한 신고정신이 필요할 때이다. 두 번 다시 제천 화재 참사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꼭 화재 발견 즉시 신속히 119에 신고하라고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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