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8. 08. 22.


개고기를 먹으면 왜 안 되나요?

최상훈 경희고등학교 2학년

요즘 개고기는 먹을 수 있는가‘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사실 이는 예전부터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었는데, 요즘 들어 다시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동물보호단체에서는 개고기 식용을 반대하는 시위를 외국 동물단체와 협력하여 진행하고 있다. 한편, 대한육견협회를 중심으로 한 개고기 식용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집회를 열고 있다. 어느 때보다 합법화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개고기 식용에 대한 찬반이 극렬하게 갈리는 상황이다.

개고기 식용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다양한 주장을 내세운다. ‘개는 지능이 높기 때문에 먹어선 안 된다, 개는 인간의 친구이다, 국가적 이미지가 나빠진다, 개 도축 과정이 비도덕적이고 비위생적이다’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들은 얼핏 들으면 그럴듯하지만 사실 그들의 논리에는 허점, 이중성, 그리고 동물에 대한 차별적 모습이 담겨있다.

먼저 ‘개는 지능이 높기 때문에 먹어선 안 된다’는 주장에는 동물 차별적 모습이 보인다. 지능이 높고 낮음이 생명 가치의 높고 낮음에까지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지능이 낮다고 생명 가치까지 낮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이다. 그리고 애초에 개만 지능이 높은 건 아니다. 돌고래, 코끼리 등 개보다 지능이 높은 동물들은 많다. 그리고 우리가 가장 흔하게 먹는 돼지는 일반적으로 개보다 지능이 높다. 지능이 높기 때문에 먹어선 안 된다는 주장에 따르면 돼지도 지능이 높기 때문에 먹어선 안 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다음으로 ‘개는 인간의 친구이다’라는 주장에는 인간 중심적 이기적인 개념이 깔려 있다. 아무리 ‘반려동물, 애완동물’ 등의 단어로 포장을 하더라도 본질적으로는 인간의 행복과 기쁨 등을 위해 이용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은 인간에 의해 주체적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뺏긴다. 또한 품종개량, 중성화수술, 성대수술 등을 당하기도 한다.

그래서 인간의 행복과 기쁨을 위해 인간의 영역에 가두고 ‘반려동물’이라는 칭호 아래 기르는 것 자체가 인간 중심적 이기적인 사고방식이다. 이러한 애견인들이 과연 동물보호를 운운하며 개를 먹지 말라고 할 명분이 있을까? 그리고 애초에 반려동물에는 돼지, 닭 등 우리가 흔히 먹는 동물들도 포함될 수 있다. 그들이 ‘나 돼지 키우는데, 돼지 먹지 말아줄래?’라고 하던가? 개고기를 먹든 먹지 않는 것은 개인의 자유에 속하는 것이지, 다른 사람이 참견할 대상이 아니다.

‘국가적 이미지가 나빠진다’는 주장은 다른 사회권(여기서는 서구 국가들)의 문화가 우리의 문화보다 우월하다고 믿고 무비판적으로 그것을 숭상하는 것이며, 우리의 문화에 대해서는 업신여기고 낮게 평가하는 전형적인 문화사대주의의 사례이다. 사실 개고기를 먹는 것에 대해 비난하고 있는 서구 국가들은 자신들의 문화를 기준으로 다른 나라의 문화를 무시하고 비난하는 문화 상대주의에 입각하고 있다. 이는 상대의 문화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태도이며,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만약, 역지사지로 서구 국가들이 자신들의 식문화가 다른 문화권 나라들에 의해 비난받고 먹지 말라는 요구를 받으면 그들이 과연 따를 것인지 의문이다.

마지막으로 다룰 ‘개 도축 과정이 비도덕적이고 비위생적이다’라는 주장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축산물위생관리법에서는 사람들이 많이 먹는 소, 돼지, 닭, 등 13가지의 동물을 대상으로 도축, 유통 등에 있어서 각종 위생규제를 하고 있다. 그러나 개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식용으로 먹고 있는 동물인데도 불구하고 이 법의 규제대상에 제외되어 있어 위생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위생 문제와 관련해서는 개를 축산물위생관리법에 적용하여 이 법에 의한 체계적인 위생관리 규제를 받도록 하면 문제는 해결된다.

그러나 개고기 식용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를 반대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개고기 섭취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축산물위생관리법에 개고기를 적용시키면 개를 식품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다. 그들은 개식용 금지를 주장할 때는 법이 제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근거로 들면서, 정작 관련법에 개를 포함시키는 것을 반대하고 있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더할 나위 없는 모순이다.

10대인 나는 개고기 식용에 대한 논리를 하나씩 반박해 보았다. 이렇게 개고기 금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에는 허점, 이중성, 그리고 동물 차별적인 모습을 보인다. 개고기를 먹지 말아야 할 타당한 이유가 없는 것으로 보아 개고기를 먹는 것은 개인의 자유로 보장받아야 한다고 보여 진다. 그러나 앞으로는 개를 축산물위생관리법에 적용하여, 위생적인 사육 및 도축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고, 애완견이 아닌 식용으로 길러지는 개들에 대한 위생적 관리와 법적 테두리 내에서 관리되어 져야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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