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8. 12. 26.


도봉구청 심영보 부구청장 ‘아내에게 고마움’ 전달
‘9급 공무원의 신화를 이뤄낸 34년 8개월 공직생활 퇴임’

(시사프리신문=유영일 기자)     9급 공무원의 신화를 이뤄낸 도봉구청 심영보 부구청장. 이달 말 퇴임식에 이어 1년간의 공로연수에 들어간다.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누구보다 바빴던 공직생활을 정리하며 그의 소회는 남다르다. 34년 8개월 공직생활 퇴임을 며칠 앞두고 있는 심영보 부구청장을 만나 공직생활 중 다양한 에피소드와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심영보 부구청장은 지방행정서기보시보(9급)로 시작해 지방부이사관(3급)까지 도봉구에 청춘을 다 바친 산 증인이다. 오는 12월 31일 34년 8개월 간의 공직생활 퇴임을 앞두고 있는 심 부구청장. 긴 공직생활 기간과 함께 도봉구에서만 공직생활을 했던 점, 또 지방행정서기보시보로 시작해 지방부이사관까지 오른 점이 화제가 되고 있다.

심영보 구청장은 “전문학교 졸업 후 부족함을 느껴 1983년 재수를 준비했다. 서울시공무원 시험을 위해서로 시험결과 1984년에 국민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해 야간을 다녔고, 재수기간 중 치룬 공무원 시험에 합격(1983년 9월 18일)해 1984년 4월 2일 도봉구 총무국 총무과(강북구 분구 전)에 발령을 받아 근무를 시작했다”며 “1988년 2월 학교를 졸업하기까지 낮에는 근무하고 야간에는 학교를 다니는 晝耕夜讀 생활을 했고, ‘일 못하는 직원’이라는 이야기를 듣기 싫어서 정말 열심히 일하고 공부했다”고 자부했다.

그는 “사실, 공무원을 계속하겠다는 뜻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고 고백했다. “대학 졸업하면 공무원 그만 둬야지라는 생각으로 학교를 다녔지만, 대학 졸업 쯤 경기가 좋지 않아 전공을 살려 취직을 하는 것이 어려웠다. 하지만 항상 공무원의 울타리를 벗어난 취직의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며 “1988년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했고, 공무원 월급이 빠듯했지만 생계를 챙겨야하는 가장이 되다보니 내 욕심을 찾아 취업하는 것이 망설여지기 시작했다. 1989년 3월 9일 지방행정서기로 승진을 하고 나니 조금은 사정이 나아졌고, 이후 공무원의 길로 마음잡고 더욱 열심히 업무에 매진했다”고 전하며 눈물을 글성이며 가족과 아내에 대한 미안함도 함께 전달했다.

▲ 심영보 부구청장의 공직생활은 어떠했는지? 질문에 그는 “발령 초창기 시절 학교 다니느라 동료들과의 교류가 없었다. 공무원으로 마음을 잡고 더욱 매진 할 때쯤부터 볼링, 스키, 테니스, 등산 등 동아리 활동을 활발히 했다. 2002년에는 등산동아리의 총무를 맡으며, 업무만큼이나 후배·동료·선배 직원들과 어울리는데 열심히 활동했다”며 “하지만 민선 5기 시절 등산 동아리 총무를 맡았던 것과 승진이 맞물려서일까 ‘등산 사무관’이라는 이야기가 들렸다. 하지만 공무원으로서 소신껏 일해 왔기 때문에 개의치 않았고, 더욱 일에 매진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2010년 2월 26일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해 필요한 공부를 했고, 공부하는 중 사회복지과장으로 발령을 받아 1달 20일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때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것과 맞아떨어져 일과 공부를 더욱 열심히 했다. 2012년 6월 13일에는 문화관광과장으로 발령받아 6개월 간 일 했었는데, 이때 정말 많은 일을 했었다. 이때가 김수영문학관 건립당시였다. 유족들이 있는 성남을 오가며 이야기를 나눴고 그동안 도봉구 행정에서는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협상에 의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정말 많이 고생했었다. 그 밖에도 도봉서원 터 발굴작업, 도봉산 수변무대 이매창 시비 설치, 도서관 100개 만들기 사업, 북스타트 사업, 둘리뮤지엄 건립까지 정신없이 일했다. 근무기간 중 △1991년 9월 30일 장관(급)표창(서울특별시장) △1999년 11월 30일 2∼3급 기관장표창(서울시구청장)을 받기도 했다”고 밝히며 다양한 업적도 소개했다.

▲ 앞으로의 계획이 궁굼하다는 기자 질문에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가족을 위한 삶을 살아가기 위함의 뜻을 전했다. 심 부구청장은 “34년 동안 가정을 못 챙겼다. 가장 큰 계획이고 가장 먼저 실천할 계획으로는 아내의 출근길을 챙겨보려 한다. 맞벌이 부부였지만 근무하는 동안 집안일과 육아는 아내 전담이었다. 늦게라도 집안에 못했던 일을 도우며 항상 내 출근길을 챙겨줬던 아내를 위해 이번엔 내가 챙겨주려고 한다”며 “또, 항상 일이 우선이어서 아이들과 어울리거나 대화하는 것도 서툴다. 어렵겠지만 가정적인 아빠의 모습으로 집안일과 가족들을 돌보려고 한다”고 가족愛 도 보였다.

▲ 공무원을 준비하고 있는 후배공무원들과 현직에 있으면서 같이 일했던 직장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에 심영보 부구청장은 “가장 먼저 내가 부구청장으로 공직생활을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은 후배 직원들이 잘 따라와 주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후배 직원들에게 정말 고맙다. 공직생활 기간동안 나는 ‘이길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생각으로 일했다. 사실 본인이 하고 있는 일을 즐기지 않는다면 일의 능률이나 평가도 기대만큼 이뤄낼 수 없다”며 “‘승진만 바라보고 일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해주고 싶다. 공직사회에서 승진을 목표로 삼으면 욕심이 생기고, 서운한 일이 생긴다. 승진은 내가 욕심을 갖는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사람들이 나를 바라봐주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승진하는 것이다. 후배 직원들에게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우리 직원들 중 일 하지 않으면서 인센티브만을 챙기려는 직원들이 있다. 당장은 손해 보더라도 열심히 한다면 언제든 그것이 복이 되어 나에게 되돌아온다는 말을 해 주고 싶다. 유능한 후배들이 공직으로 몰리고 있는데 그 능력과 함께 조직에 잘 화합하는 능력도 배양했으면 좋겠다. 상하 간, 동료 간 화합을 잘하고 조직 내 조직인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일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심영보 부구청장. 그는 “34년 8개월 동안 공무원으로서 잘 지낼 수 있도록 직원들이나 주민들에게 받은 도움이 많다”며 “이렇게 마무리 할 수 있도록 해 준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이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아직 젊다’고 이야기 한다. 아쉬움 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있지만 아쉽게도 끝까지 못한 점에 아쉬움을 전했다. 또 공직생활을 무사히 마치도록 이끌어준 동료 공직자들께 감사드린다며 퇴임 후에도 지역발전을 위해 응원하고 노력하겠다고 다시한번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특히, 심영보 부구청장은 재임 시 특유의 외유내강 리더십으로 조직에 안정감을 불어 넣었다. 그의 리더십은 일에 집중하는 업무 환경으로 이어져 구 공직자들이 수많은 혁신정책을 생산해 도봉구를 대한민국 자치 1번지로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됐다는 게 후배 공직자들의 전언이다.

끝으로 심영보 부구청장은 “아내에게 그동안 일에 몰두할 수 있게 이해해줘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34년 8개월이란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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