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9. 10. 08.
성북구, 길음동 맥양집 거리에서 시민시장 ‘별길 마켓’ 열어
청소년 유해업소 퇴출 위해 안간힘, 퇴출된 가게 ‘청년 창업 지원’
(시사프리신문=김영국 기자) 성북구 길음동에서 강북구 삼양동으로 향하는 도로. 속칭 맥양집으로 불리던 불법 유해업소가 밀집해 있는 곳이다. 이 거리는 청소년 유해업소 밀집 지역으로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던 거리다.
밤 10시만 넘으면 청소년들이나 지역주민들 보행이 어려울 정도로 술집들이 자리잡고 있던 거리에 지난 6일 저녁 6시가 넘자 희망의 불빛과 활기찬 주민들로 넘쳐났다. 청년창업을 지원하고 거리 활성화를 위해 성북구가 주최한 “두근두근 별길마켓” 시민시장이 열렸기 때문이다.
성북구(구청장 이승로)에서는 청소년 불법 유해업소를 퇴출하고 청년 창업을 돕기 위해 ‘두근두근 별길마켓’ 시민시장을 열었다. 이번 행사는 주민 1만 5천여 명이 다녀간 지난 7월 행사에 이어 두 번째 펼쳐지는 시민시장이다. 그동안 성북구에서 지속적인 단속과 계도를 통해 폐업한 불법 유해업소 자리에 청년창업가게 2호가 둥지를 트는 행사도 함께 진행됐다.
이승로 구청장은 기념식에서 “이곳 길음동에서 삼양동으로 이어지는 거리는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업소들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고, 길음역 인근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성매매업소가 위치한 곳이다. 그래서 전국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성북구에서 이와 같은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단속과 계도를 실시하여 40여 개 업소 중 10여 개가 이미 폐업하고, 20여 개 업소는 폐업이나 전업을 고려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성과는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대응해 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성북구에서는 앞으로도 모든 업소가 폐업이나 전업을 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종사자들에게 생업에 필요한 기술 전수를 진행해 나가겠다. 더불어 가로수 정비, 더 환한 가로등 교체, 보도 블럭 교체 등 거리 환경 개선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그래서 청소년들이나 주민들이 안심하고 걸어 다닐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돌려 드리겠다”고 인사말을 했다.
이어진 성북구의회 박학동 부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가을을 맞아 청소년 유해업소 퇴출과 청년창업가 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러한 행사를 가지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업소가 밀집해 있는 이 거리를 청소년들이나 주민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도록 성북구 의회 차원에서도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 오늘 이 자리를 계기로 이웃 주민들과 서로 소통하고 얼굴을 익히고, 소통하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행사에서 미아초등학교 이지우 학생 외 5명이 50여 통의 편지를 이승로 구청장에게 전달하는 이색적인 행사도 가졌다. 이 편지는 미아초등학고 학생들이 구청장에게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직접 작성한 손글씨 편지다. 편지 내용은 “불법 유해업소를 없애 주세요. 저녁에 다니려면 무서워요. 중학교가 멀리 있어 다니기 불편해요.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놀 수 있는 공간이 없어요” 등의 마음을 담아 직접 손으로 쓴 손편지라 의미가 남달랐다.
이 거리는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곳으로 통하는 관문이다. 4호선 길음역에서부터 미아초등학교 거리 일대는 불법 유해업소 40여 개가 밀집해 있던 곳으로 사람이 다니지 않는 거리, 밤에 다니기 무서운 거리, 차만 지나는 거리라는 오명이 따라붙던 거리였다. 그로 인해 지역 주민 민원도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그러나 성북구에서는 민선7기의 시작과 함께 성실하고도 집요한 단속을 펼쳐 2019년 9월 기준, 39개 업소 중 10개 업소가 폐점하고 나머지도 업종 변환이나 폐점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의 결과이기도 하다. 불법 유해업소가 폐업한 공간에 다시 불법업소가 개업하는 것을 막고, 수십 년 간 활력을 잃었던 거리를 살리기 위해 행정·주민·지역예술가가 힘을 모았다.
폐업으로 빈 공간을 청년창업 공간으로 만듦으로써 도전의 기회가 있는 거리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유해업소 업주에게는 봉제기술 교육 등을 통해 새로운 삶의 기회를 모색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7월 첫 번째 청년창업가게 “낭만덮밥”에 이어 2호점 “불나방”이 개업식을 개최했다.
“불나방"은 청년 예술가들이 모인 시각예술 기획팀으로 실험적이고 재미있는 현대미술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마을에서 누릴 수 있는 문화예술 컨텐츠에 대한 지역 주민의 욕구가 컸던 만큼 기대가 높다.
성북구 지원으로 업소가 사라지는 곳에 청년들 창업공간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성북구 관계자는 “두근두근 별길마켓은 거리의 변화를 알리고 함께 누리고 체험하기 위한 일종의 보고서 같은 행사”라고 소개했다.
성북구 보건위생과와 성북문화재단이 손잡고 지역의 다양한 구성원과 힘을 합쳐 어두운 거리를 주민참여 야시장으로 꾸몄다. 청년창업가·예술가·주민이 어우러진 거리마켓에서 수공예품·중고물품·간편 먹거리와 어린이체험·놀이, 주민 동아리 공연, 거리의 변화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숲길전시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이 펼쳐졌다.
마켓의 전체 구성은 국민대창업보육센터 입주 팀을 비롯해 성북구 내 청년 창업 팀의 활동을 엿볼 수 있는 청년창업 ZONE, 지역민이 운영하는 중고물품·수공예품·디저트마켓 주민참여ZONE, 지역민이 직접 선보이는 문화공연, 예술체험워크숍으로 꾸려진 문화예술ZONE, 업사이클링 오브제로 오감을 깨우는 어린이 놀이터인 체험놀이ZONE 등으로 이루어졌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지난 7월에 개최했던 첫 번째 두근두근 별길마켓에 1만 5천여 명의 주민이 방문하며 거리의 변화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행정-주민-청년이 마음을 모아 꺼리던 거리를 모두가 머물고 싶은 거리로 바꾼 만큼 이 거리에서 가족과 이웃이 즐기고 어우러지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