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9. 12. 25.
성북구의회 정혜영 의원 구정질문
25개 자치구 중 자살률 18위, 서울시 평균 22.5% 성북구는 24.8%
금천구, 영등포구, 은평구 자살예방센터 적극적 활동으로 줄고 있어
(시사리신문=김영국 기자) [정혜영 의원 구정전문]
존경하는 임태근 의장님과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현장에서 답을 찾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이승로 구청장님과 관계 공무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비례대표 구의원 정혜영입니다.
2019년 마지막 본회의장에서 45만 성북구구민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구정질문을 시작하겠습니다. 요즘 자영업자들에 따르면 장사는 안 되는데 인건비가 급등해 돈벌이는 줄고 빚만 늘어났다고 합니다. 또한 올해 2분기 기준 중위소득의 50%에서 150%에 속하는 중산층 가구비중은 4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으며, 특히 올해는 중상층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60% 밑으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반면에 빈곤층으로 분류되는 중위소득 50% 미만 가구의 비중은 4년 연속 늘어났습니다.
이렇게 갈수록 경제는 어려워지고 중산층이 붕괴되는 이때 지난 11월2일 우리 성북구에서 가슴 아픈 사건이 벌어집니다. 이른바 ‘성북구 네 모녀 사건’ 성북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네 모녀가 숨진 채 한 달 만에 공사 업자에 의해 발견됩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70대 노모와 40대 세 딸이 받았던 복지는 노모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이 유일했다고 합니다. 셋째 딸은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었고 첫째 딸도 이를 도와 함께 일했으나 올해 7월부터 이들은 건강보험료조차 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우편함에는 채무이행 통지서 및 독촉장 등이 여러 건 들어있었다고 합니다.
이들은 빈곤층은 아니었으나 갑자기 닥쳐온 경제적 곤란에 빠졌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갑작스럽게 닥친 경제위기 속에서 어떠한 복지도 받지 못한 채 안타깝게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민국 성북구에는 여러 종류의 복지제도가 있습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사업, 서울형기초보장제도, 차상위계층 확인사업, 국가긴급복지지원, 서울형긴급복지지원 등이 있고 또한 가장 작은 단위 공동체인 동 주민센터에서부터 위기가구를 발굴한다는 목적인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이른바 찾동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북구 네 모녀는 아무런 복지혜택도 받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여야 했습니다. 심지어 자살한 지 한 달이나 지나서 발견되었습니다.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건 누구의 책임일까요? 제도권 안에 들지 못하기에, 도와달라고 상담하지 않기에, 신청하지 않았기에 도움드릴 수 없었던 네 모녀가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은 아닐까요?
묻고 싶습니다. 우리에겐 어떠한 잘못이 없는 것인지? 이런 상황에 처한 분들은 어떤 복지혜택도 받을 수 없는 것인지? 이번 사건은 턱 없이 높고 좁은 복지의 문턱과 수급자라는 낙인, 신청주의의 복지제도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네 모녀처럼 우리 주위에는 경제적인 이유로 또는 고독과 사회적 고립, 방치로 인하여 자살을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안타까운 자살을 미연에 방지해 보고자 우리 구에는 성북구 자살예방센터가 있습니다. 자치구 중 최초로 생긴 센터입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살률은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성북구는 18위, 하위권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순위는 자살률이 낮은 순입니다. 심지어 서울시 평균 22.5% 보다 높은 24.8%입니다. 그래서 이와 유사한 센터가 있는 타 자치구 실정은 어떤지 자료를 받아봤습니다.
서울시 자치구 중 우울ㆍ자살예방 관련 센터가 있는 구는 은평구와 영등포가 있습니다. 은평구의 경우에는 성북구보다 늦은 2014년 심리지원센터인 ‘다독임’을 개소하여 운영 중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서울시 자치구 자살률 중 2016년도에 20위에서 2018년에는 9위로 상향되었습니다. 영등포구에는 ‘힐링캠프 상담소’가 2013년에 개소하여 운영 중인데 영등포구 자살률도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구는 최초로 생긴 자살예방센터가 있음에도 점점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구청장님께 묻고 싶습니다. 성북동 네 모녀처럼 제도권 안에 들어오지 못하는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구민들의 복지에 관하여 구청장님께서는 어떤 대책이 있으신지요? 또한 구청장님께서는 성북구 자살률에 대해 알고 계셨나요? 그렇다면 줄이기 위한 방안은 있으신지요.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지난 12월10일 무연고 장례를 치룬 성북구 네 모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쌀쌀하여 쓸쓸하기까지 한 겨울날 이런 무거운 주제를 끝까지 경청하여 주신 선배ㆍ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관계공무원, 방청객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19년 마무리 잘 하시고 다가오는 2020년도에는 더 따뜻하고 행복한 한해가 되시기를 기원 드리며 구정질문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