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0. 05. 06.
서울패션봉제협회, 면 마스크 제작 폭리 의혹?
임가공비 구청엔 900원 견적 넣고, 봉제공장엔 600~700원 제각각 지급
(시사프리신문=김영국 기자) 사단법인 서울패션봉제협회(계약자: 회장 노양호)가 서울시 9개 구청에서 의뢰한 저소득층 지원 면 마스크 제작에 폭리를 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4월 21일 성북구의회 임시회 회기 중 행정기획위원회에서 성북구청이 서울패션봉제협회에 발주한 면 마스크 제작과정에서 서울패션봉제협회가 폭리를 취했다는 의혹과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슈가 되고 있다.
성북구의회 오중균 행정기획위원장은 “마스크 대란 당시 성북구를 포함한 9개 구청에서 서울패션봉제협회에 제작 의뢰한 면 마스크의 품질이 형편없고, 관내 봉제공장에 대한 일자리 유지 및 창출의 일환으로 발주한 사업인데 일부 공장에만 오더를 줘 민원이 많다”고 지적하면서 수면 위로 불거졌다.
사건의 개요를 종합해 보면, 코로나19로 마스크 구입이 어렵던 지난 3월 10일경 성북구청을 포함한 각 지자체에 ‘국민안심마스크\'를 제작하여 사회적 배려계층에 공급하자는 제안이 들어온다. 일회용 마스크 공급이 어려운 시기여서 구청에서는 면 마스크를 제작하여 사회적 배려 계층에 나누어 주기로 잠정 결정했다.
그리고, 3월 17일 중랑구청에서 9개 구청장들이 모여 ‘국민안심마스크\'에 대한 설명을 듣고 면 마스크 제작에 동의하게 된다. 각 구청에서는 성북구에 위치한 ‘서울패션봉제협회’에 면 마스크 제작을 의뢰하기로 결정하고, 3월 20일 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성북구에서는 1차로 면 마스크 10만 개 발주를 했고, 2차로 10만 개를 추가로 발주하게 된다. 금액으로 따지면 총 4억 4천만 원이다.
성북구청과 서울패션봉제협회와 계약 내용을 살펴보면, 면 마스크 1개와 필터 4장을 포함해서 2천 200원(부가세 포함)에 구입하기로 결정하고 계약서를 작성했다.
성북구청 도시안전과와 일자리지원과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추진한 배경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구입이 어려운 사회적 배려계층에 마스크를 보급하고, 어려워진 봉제공장 종사자들에게 일감을 줌으로 인해 경제적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추진한 사업이다”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그러나 마스크 제작과정과 납품 후 민원이 제기되면서 문제로 나타났다. 낮은 품질과 일부 공장에만 일감을 몰아준 협회의 독단으로 인해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납품받은 면 마스크를 각 주민자치센터에서 지역주민들에게 배부하고 난 3일 후부터 사용 주민들로부터 민원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스크를 세탁하면 줄어들어 재사용이 불가능하다”, “디자인도 조잡하여 쓰고 밖에 나가기가 창피하다. 그래서 일회용 마스크를 사서 쓴다” 등의 민원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또한 봉제공장을 운영 중인 사장들도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섰다.
장위동과 석관동에서 봉제 사업을 운영 중인 김모 사장과 엄모 사장은 “서울패션봉제협회에서 마스크 임가공 작업을 일부 공장에만 배당했다. 현재 우리 공장은 코로나 사태와 불경기로 인해 직원들이 놀고 있는 중이다. 마스크 1장 제작 공임이 900원이면 엄청나게 좋은 금액이다. 생존의 문제를 가지고 작은 일거리를 찾아다니고 있는데, 협회에서 일부 공장에만 일감을 몰아 준 것 같아서 속상하고 비리가 있는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와 같은 사건에 대해 서울패션봉제협회 김제경 본부장은 “원부자재는 국민안심마스크에서 정해진 원단을 받아 제작했다. 협회에서는 임가공(재단, 재봉, 포장)만 진행했다. 마스크 천의 재질은 납품받아 사용한 것이라 어쩔 수 없다”고 품질 저하에 대해서 소명했다.
김 본부장은 많은 업체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 “우리 봉제협회에서는 모든 회원들에게 문자로 사업 참여를 요청했고, 참가를 신청한 25개 공장에서 제품을 임가공했다. 그 후 강서구 등 추가로 마스크 제작을 요청해와 회원사에게 문자를 한 번 더 보내고 6개 공장이 참가 의사를 밝혀와 함께 작업을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본부장의 주장처럼 서울패션봉제협회에서 31개 봉제공장에 마스크 제작 임가공 비용을 지불하면서 구청과 계약한 단가를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구청과의 계약 당시 제출한 견적서에는 임가공 비용이 900원으로 되어 있는데, 일부 공장에서는 650~700원 정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가공을 진행한 A사장에게 확인한 바로는 “협회에서 600원에 임가공을 하겠냐? 문의가 와서 할 수 없다고 답하자 다른 공장에는 650원에 작업을 의뢰했다”고 제보했다.
그러나 협회에서는 일괄적으로 1개당 770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불했다고 강변했다.
이 의혹의 문제점은 서울패션봉제협회에서 좋은 일을 하고도 폭리를 취한 의혹과 공정하게 일감을 나누어 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어려운 봉제공장에 일거리를 고르게 주었어야 했고, 협회 설립 취지에 맞게 협회 이윤을 최소화하고 회원사들에게 880원(부가세 포함) 이상의 임가공비를 지급했어야 한다.
그러나 공장에서는 650원에서 700원을 받았다고 하소연한다.
발주 당사자인 협회 김제경 본부장은 770원을 지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협회, 공장의 주장이 일치하지 않아 의혹이 일고 있는 것이다. 봉제공장은 ‘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