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프리신문

Posted on 2020. 07. 15.

성북구장애인연합회장 고대안암병원 앞 농성 9일째
안암병원 백내장수술-완치판정-구강내 균이 눈으로 감염-재수술- 실명진단-최저임금 환산 1억 요구-분쟁 중

▲ 김일영 성북구의회 의장(왼쪽)

(시사프리신문=김영국 기자)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문 앞에서 지난 6일부터 성북구장애인단체연합회 신강섭 회장이 외롭게 농성을 하고 있다.

“고려대학교병원(의료사고) 성북구를 떠나라. 의료사고 무서워서 못가겠다, 고려대학교병원, 고려대학교는 명문, 고려대학교 병원은 불량”이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신 회장이 주장한 사건의 개요는 지난 2019년 3월 1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북구장애인단체연합회 신강섭 회장은 고려대안암병원에서 백내장 수술을 받게 된다. 수술 후 퇴원을 했고, 4월 10일 저녁에 잠을 자고 있는데 갑자기 눈과 머리에서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리고 눈을 떠보니 앞이 보이지 않았다. 고통을 참으며 날이 새자 고려대 안암병원으로 달려갔다고 신 회장은 말한다.

고대 안암병원으로부터 백내장 수술을 한 부위에 감염이 생겨서 다시 재수술을 들어가야 한다는 고지를 받고 수술에 동의했다. 그러나 이미 잃은 시력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병원 측에서는 감염의 원인을 평상시 지병으로 앓고 있던 당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 후 초음파를 검사하고 난리 법석을 떨었지만 한번 잃은 시력은 돌아오지 않았다. 신 회장은 절망적이었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다시 경희대 의료원을 찾았다. 경희대 의료원에서 정밀검사를 진행한 후 완치 불가능한 실명 진단이 내려졌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믿기지 않아 다시 성모병원을 찾았지만 실명이라는 같은 진단을 받았다.

그 후 신 회장은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성북구청과 각 기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리고 2020년 2월 다시 찾은 고려대 안암병원에서는 또다시 초음파 검사에 온갖 검사를 진행하고 실명이라는 진단을 내려주지 않았다. 신 회장은 의료사고를 숨기기 위해 병원 측에서 꼼수를 쓰고 있다고 보았다. 환자인 신 회장이 항의를 거세게 하자 비급여 항목인 초음파 검사비용을 청구하지 않는 선에서 마무리하려고 시도했다.

신강섭 회장은 “눈이 침침해 수술을 받았다. 의료사고인 수술 후유증으로 실명을 했다. 장애를 가진 사람이 또 다른 장애를 갖게 된다는 두려움이 더 힘들게 한다. 평생을 장애로 살아오면서 세상에 대한 편견과 맞서 싸우느라 정말 힘들었다. 이제 또 다른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무게가 견디기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한쪽 눈을 실명한 신 회장은 삶이 절망으로 다가왔지만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 병원을 찾아 읍소도 하고, 적당한 보상도 요구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허공에 메아리뿐이었다. 신 회장은 실력행사에 들어가기로 하고 성북경찰서에 집회신고를 한 후 병원 앞에 텐트를 쳤다. 14일 기준 9일째, 외로운 싸움은 시작되었다.

텐트를 치자 그렇게 견고하던 병원 측에서 부랴부랴 나타나 협상테이블에 앉았다. 신 회장의 요구는 간단하다. “사과하고, 의안 수술하고, 일할 수 있는 65세까지 최저임금(8,590원)을 환산한 금액 1억 원을 보상하라”였다. 그러나 병원 측에서는 의료사고라는 입증이 가능해야 지불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 회장은 “장애인이 돈이나 뜯어내려고 농성하는 것으로 보여서는 안 되기 때문에 현실적인 요구다. 입장을 바꿔서 병원 관계자의 가족이 실명을 했다면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고 안타까운 심정을 대변했다.

성북구의회에서도 이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갖고 김일영 의장, 안향자 보건복지위원장, 한신 구의원 등이 현장을 방문해 농성 중인 신 회장을 위로하면서 건강을 염려하기도 했다. 김일영 의장은 병원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주길 요청하면서 의무부총장과의 면담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 고려대병원 앞 농성 모습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신강섭 환자가 지난 3월 18일 우리 병원에서 백내장 수술을 받은 적은 있다. 수술 경과도 좋았다. 그러나 그 후 구강 내 세균이 눈으로 감염돼 안구 내 항생제 주입술 등 최선의 치료를 즉각 시행했으나 시력을 회복할 수 없었다. 당시 환자는 타 병원에서 치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고대병원 의료진에게 진술했다고 한다. 환자에게는 안타깝지만 구강 내 균이 전염돼 발생한 사고로 병원에서는 책임질 수 없는 상황이다. 병원에서도 최선을 다해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지금은 법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라고 밝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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