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0. 11. 04.
‘흙의 숨결’ 정릉골에 최만린 미술관 개관
소박한 흙을 통해 작가가 표현한 역사가 보이는 전시회
(시사프리신문=김영국 기자) 성북구(구청장 이승로)에서는 한국의 대표 조각가 최만린 작가의 성북구 정릉동 자택을 매입해 공립미술관으로 재단장하고, 지난 10월 29일 14시에 개관하고, 기념전 ‘흙의 숨결’을 전시하고 개막식을 진행했다.
최만린 미술관은 성북구에서 공공미술관으로 조성해 최만린 작가의 평생 작품 126점을 대중들에게 선보이는 ‘흙의 숨결’ 전을 개최했다. 당초 8월 20일로 예정되었던 전시 개관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잠시 보류되었다가 지난 10월 6일부터 비로소 관람객을 맞이하기 시작했고, 이번에 개관식을 진행했다.
성북구 관계자는 “최만린 미술관은 작가가 정릉에 거주하면서 직접 짓고 30년 동안 거주하며 수많은 작품을 만들어 낸 역사를 간직한 집이다. 흙으로 만든 조각의 역사를 보존하고자 2018년 자택을 매입하고, 공공미술관으로 재단장해 오픈하면서 첫 작품전으로 최만린 작가가 기증한 ‘흙의 숨결’을 전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만린 작가는 인사말을 통해 “성북구에서 흙의 역사와 흙으로 만들어진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후배들에게 그 소중한 뜻을 전해 줄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 작지만 의미 있는 미술관은 여러분이 주인이고 주인공이다. 이름 없는 작은 풀씨 하나도 흙에 안착이 되어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다. 흙은 그만큼 중요하고 인간 본성이고 뿌리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평생을 흙과 함께 살아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1920년대만 하더라도 흙을 이용하는 조각은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일본인들에게 핍박을 받던 시기에 선구자들이 일본에 유학을 다녀오면서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평생 흙을 만지고 모형을 만들며, 마음 둘 곳 없던 시기의 작품 활동이 기억이 난다. 이곳이 더 아름다운 것은 앞으로 후배 작가나 조각가들이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공간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간을 만들어 준 성북구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다음 세대에 전해 줄 터전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고 개관 의미를 부여했다.
성북구립 최만린 미술관 개관기념전 ‘흙의 숨결’은 한국의 대표적인 추상 조각가 최만린 (1935~) 교수가 성북구 정릉에 터를 잡은 1960년대 초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최만린 작가는 1965년 이후 본격적인 추상 세계로의 변곡점을 보여주는 그의 초기 작업들을 보면, 평생을 마음 농사꾼의 자세로 흙을 어루만지며 살아온 작가의 진지한 자세를 느낄 수 있다.
이와 함께 현대 추상 조각 대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대표 작품들을 나란히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작가가 평생 구하고자 했던 ‘생명에 대한 관심’과 ‘한국 조각의 뿌리 찾기’라는 예술적 목표를 체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소박하면서도 근원적인 재료인 ‘흙’을 통해 평생을 자유롭고 정직하게 작업하고 인생을 조각했던 최만린 작가의 작품 세계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_테라코타(1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