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1. 04. 21.
문재인 정부는 4·19혁명은 무시하는가?
▲김정일 여행작가(전 정보통신부 홍보담당관 서기관)
2019년 말 문재인 대통령은 갑작스럽게 언론에 도올 김용옥 교수가 쓴 책 ‘슬픈 쥐의 윤회’에 대해 일독(一讀)을 권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2020년 4.19혁명 60주년을 앞두고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이 책을 권한 것으로 안다.
놀랍게도 ‘슬픈 쥐의 윤회’ 속에서 언급한 의혈유서(義血由緖)는 필자의 활동에 대한 이야기다.
25년 전인 1995년 11월 19일 4·19국민묘지에 안장된 서현무 열사의 잘못 기록된 묘비 내용을 바로잡고, 영혼 결혼한 서현무, 김태년 열사와 합장시켰고, 중앙대생들이 6명의 희생자를 내면서 4월 19일 당시 대학들 가운데 가장 마지막까지 저항했던 ‘최후세력’이었다는 본인의 글들이 그대로 녹아 있었다.
이 내용은 당시 동아일보를 비롯 여러 언론 매체에 소개되었고, 그 공훈으로 필자는 1997년 문민정부(김영삼 대통령)에서 4·19혁명 관련 최초로 국가보훈처장 표창을 받았다.
2020년 혁명 60주년을 맞아 국가보훈처산하 4·19국립묘지 관리사무소 방형남 소장은 4·19혁명 영혼부부 김태년, 서현무를 비롯한 영령들의 이야기를 모아 ‘민주열사들을 만나다’라는 4·19혁명 희생자 관련 최초의 책을 발간하였다.
책 속에 생존자는 유일하게 필자(중앙대학교 정치외교학과 3학년 김정일)도 소개됐다. 이 책은 작년 문재인 대통령이 4·19민주묘지에 참석한 4·19혁명 기념식장에서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이것이 문재인 정부에서 4·19혁명 60주년을 맞아 진행한 유일한 활동이다.
2010년 4·19혁명 50주년 때에 이명박 정부는 4·19혁명 기념식장에서 273명의 포상자를 발표하였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4·19혁명 60주년을 맞아 4·19혁명 유공자 추가 포상 접수조차 받지 않았다. 전년도인 2019년 4·19혁명 유공자 공적심사에서 서훈이 의결된 분들 가운데 인적사항이 확인된 본인 혹은 그 유족인 11명에게만 포상하였다는 사실을 추후, 국가보훈처장으로부터 정식 문서(국가보훈처 공훈발굴과-2495 2020.4.27.)를 받고 허탈감마저 들었다.
전년도에 포상자로 발표된 분들 중에서 따로 11명을 다음 해에 포상한다는 것은 공무 행정상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사실상 이중 포상 발표가 아닌가 의심마저 든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4·19혁명 쉰한 분(필자가 아는 바는 2019년에 51명이 포상자로 확정됨. 이 포상자를 2019년에 40명을 수여하고, 나머지 11명을 2020년에 포상함) 오늘 다섯 분 유공자와 가족들에게 직접 포장을 수여하게 되어 매우 뜻깊습니다. 정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4·19혁명 참가자들의 공적을 발굴해 한분 한분의 이름을 민주주의 역사에 새기고 기리겠습니다”라고 언급하였다.
그러나 대통령 기념사와는 달리 2020년 4·19혁명 60주년을 맞아 4·19혁명 유공자를 단 한 사람도 발굴하지 않았다. 2019년 발굴한 51명 포상자 중, 2019년에 40명은 수여했고, 그 해 전수하지 못한 미전수자 11명은 국가보훈처에서 유공자포장을 보류하고 있다가, 2020년 대통령 기념사에서 포상하였다.
위와 같이 진정성이 없는 대통령 담화가 앞으로 국가보훈처 국립4.19민주묘지에서 하는 4·19혁명 기념식장에서 지양되고, 대통령의 통치철학이 국가보훈처에서 실천되기를 바라면서, 지난 3월 25일 중앙대학교 동문회보(제331호)에 실린 필자(金正一 정치외교학과 3학년)와 동명이인(同名異人)인 4·19혁명 당시 교육학과 3학년 김정일(金定一) 전 4·19혁명공로자회 부회장. 한국체육대학교 명예교수의 글을 옮겨 본다.
“중앙대학교는 4·19혁명 때 모든 학우가 참가했고, 또한 대학생 희생자 중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맹렬한 시위투쟁을 고려해 본다면, 4·19혁명공로자에 선정된 숫자가 여타 대학에 비교하여 너무나도 적은 것은 매우 안타깝기만 하다.
서울 주요대학 희생자 통계를 보면 중앙대학은 희생자가 6명인데 비해 공로자는 19명뿐이고, 서울대학은 6명의 희생자에 비하여 공로자가 36명 선정되었고, 고려대학은 희생자 1명(2020년 확인) 공로자는 47명이 선정되었으며, 동국대학도 희생자 1명인데도 공로자는 46명이 선정되는 등 여타 대학에 비해서 중앙대학교는 혁명공로자의 선정에 저평가를 받아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를 묻고 싶은 심정이다”라고 적고 있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책을 권하고 기념사에서 말했듯 민주주의 꽃인 4·19혁명을 올바로 인식하고 제대로 된 공로자 발굴에 힘써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