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2. 01. 20.
성북구, 민족시인 이육사 순국 78주기 특별전
1월 16일 민족시인 이육사(1904~1944)의 순국 78주기를 맞아 서울 성북구 종암동 문화공간이육사에서 진행되고 있는 기획전시 ‘이육사 작품전: 시가 내린 숲’에 관심이 높다.
‘이육사 작품전: 시가 내린 숲’의 특별한 점은 이육사가 식민지의 엄혹한 현실을 즉시하면서도, 미래에 다가올 희망으로 고난을 극복할 정신을 새긴 작품을 오감 체험형 전시로 진행한다는 점이다. 대표작 「황혼」, 「절정」, 「파초」, 「꽃」,「비올가 바란 마음」 다섯 편을 현대미술, 음향예술 등 다양한 영역의 예술가들이 재해석해 또 다른 작품을 탄생했다.
홍장오 현대미술가가 재해석한 「황혼」은 시어인 ‘커텐’의 형태에 부드러운 황혼의 심상을 담았다. 관람객에게 전시실 입구부터 황혼의 커텐을 헤치고 나아가는 촉각 체험을 선사한다.
이육사의 작품 중 냉혹한 현실에 참담한 심정을 가장 절제된 언어로 표현한 시로 손꼽히는 「절정」도 그가 재해석했다. 석고를 입힌 벽면에 직접 앙상한 나뭇가지를 새김으로써 한겨울 추위에 홀로 선 겨울나무를 표현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1943년 1월 1일, 이육사와 신석초가 눈 쌓인 홍릉수목원에서 산책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안긴다.
가을 저녁에 모닥불 타는 소리, 겨울의 눈 밟는 소리, 봄이 와서 시냇물이 흐르는 소리 등 전시 주제를 관통하는 자연의 소리 ASMR은 곽진무 음향예술가가 작업했다.
이외에도 매화, 숯 등 자연의 향을 담은 인센스(향)은 관람객이 마치 숲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안겼다.
전시장을 찾은 한 관람객은 “이육사의 시를 매우 색다르게 감상할 수 있어 감동이 더 컸다”면서 “엄혹한 시기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시인의 작품이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현재 우리에게 주는 위로의 무게가 남달랐다”는 소감을 밝혔다.
성북구와 이육사의 인연은 1939년부터 시작됐다. 유족의 증언에 따르면 선생과 가족은 1939년부터 종암동에 거주했다. 1939년은 대표작 「청포도」를 발표한 때이기도 하다.
성북구는 이 역사적 장소성을 활용하여 종암로21가길 36-1에 문화공간이육사를 조성하고 운영하고 있다. 2016년 11월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 성북구를 찾은 이육사의 외동딸 이옥비 여사와의 인연을 계기로, 선생을 기념하려는 지역 주민의 노력이 더해져 2019년 12월에 문을 열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성북구는 이육사, 한용운은 물론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활동한 독립운동가의 도시로 이육사가 성북구 종암동에 거주하고 대표작을 창작한 것에 주민의 애정과 자부심이 남다르다”면서 “코로나의 장기화로 모두가 힘든 이 즈음 엄혹한 시절에도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던 시인의 작품을 새롭게 재해석한 기획 전시로 주민께 감동과 희망을 드리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이육사 작품전: 시가 내린 숲’ 은 2월 12일까지 진행한다.
관람 안내, 전시 해설 등 보다 자세한 정보는 전화(02-928-0264, 02-953-0264)로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