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3. 09. 06.
우원식 국회의원, 독립영웅 흉상철거 육사 항의방문 및 기자회견
민주당 국방위원인 김병주 간사, 윤후덕, 기동민 의원과 함께 육사에 항의 방문을 다녀왔습니다. 그간 육사생도 들이 가장 많이 접촉하는 장소에 다섯 분의 형상을 모신 이유가, 국군의 뿌리가 독립군·광복군이라는 것을 상징하고 있기에 이번 이전을 반대해 온 저로서는, 이 조치에 엄중하게 항의하기 위해 간 것입니다.
다섯 분의 흉상을 보는 순간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눈을 지그시 감고 홍 장군님의 몸을 잡았습니다. 가슴에 뜨거운 것이 올라왔습니다. 다시 강제이주 당할 처지에 놓인 장군님을 꼭 끌어 안으니, 그 분의 고통스러웠던 생전의 삶과 지금 또 닥치고 있는 고난이 그대로 전달되는 것 같아 가슴이 찢어지는 듯 했습니다.
이 다섯 분은 한덩어리입니다. 봉오동과 청산리를 함께 치룬 동지들이고, 독립전쟁에 나선 젊은 인재를 기른 신흥무관학교 설립자이신 분들입니다. 가장 뜨거웠건 시기, 한 덩어리로 산 분들을 왜 가르려 합니까!
그런데 누가, 왜, 무슨 이유로 이 동지들을 이산가족으로 만든단 말입니까! 홍 장군을 빨갱이의 굴레를 씌우다니! 그 시대, 1920년대에는 식민지를 넓히려는 제국주의와 빼앗긴 나라를 찾으려는 민족주의가 대립했고, 나라를 팔아먹는 매국과 나라를 지키려는 애국이 대립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무식하고 무도한 기도에 대해 우리는 단 한보도 양보할 수 없습니다. 이런 엉터리 이유로 홍장군을 강제이주를 시키려는 세력에 대해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홍장군은 생전에 스탈린 시대인 1937년에 강제이주를, 사후에는 78년 만에 돌아 온 조국에서 다시 강제 이주당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너무나 아픕니다.
꼭 막아내겠다는 각오를 굳게 하면서 육사 밖으로 나왔습니다.
[기자회견 관련 메시지]
<독립영웅들의 흉상, 단 1cm도 옮길 수 없습니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충무관 앞에 모셔진 다섯 분의 역사와 본령은 모두 한가지, ‘조국의 독립’입니다. 한 몸으로 함께 힘을 합쳐 싸웠던 분들입니다. 지금 육사는 이분들을 이산가족 만들겠다는 겁니다.
누가 무슨 권리로 갈라놓는단 말입니까? 철 지난 이념의 재단입니까?
홍범도장관은 소련 공산당에 가입했기 때문에 떼어놓아야 한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1919년부터 22년까지 빨치산 전력이 있다며 김일성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빨치산은 파르티잔에서 유래한 외래어의 발음이 변형된 것입니다.
의병, 비정규군, 게릴라를 뜻합니다. 더구나 그때 김일성은 7살 어린이였습니다.
당대는 식민지를 더 확보하려는 제국주의와 뺏긴 나라를 되찾으려는 민족주의, 나라를 팔아먹는 매국과 나라를 지키려는 애국의 싸움만 있었습니다. 냉전시대 한참 전으로 미국과 소련은 함께 연합국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남북 대결도 없고 민주주의와 공산주의 대결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별안간 힘을 합쳐 일본을 몰아내고 독립을 위해 싸운 분들을 갈라놓으려고 합니다. 철 지난 빨갱이, 이념논쟁을 만들고 있습니다.
오늘 육사를 둘러보니 ‘한미 동맹 기념공원’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 역사에는 6.25 전쟁으로 맺어진 한미동맹도 있지만 그에 앞서 나라를 되찾기 위한 독립운동, 그중에서는 프랑스의 레지스탕스보다 훨씬 더 길게 크게 싸웠던 대한독립전쟁의 영웅이 있습니다. 독립전쟁에 대해서는 왜 홀대하며 한미동맹만 강조합니까? 둘 다 잘해야 합니다.
문외한 정부의 이전 조치를 저는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
특히 홍범도 장군은 스탈린 공산당에게 1937년, 강제로 이주당하는 큰 고난을 겪었습니다. 홍 장군의 삶은 중앙아시아로 옮겨져 간 우리 고려인들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그분들이 지난 2021년 마음을 모아 자신들의 영웅인 홍 장군의 유해를 잘 모셔달라고 하는 당부와 함께 눈물을 흘리며 우리나라로 돌려 보내주셨습니다.
그런데 2년 만에 다시 강제이주시키겠다고 합니다. 살아서도 강제이주 죽어서도 강제이주, 이런 역사를 누가 만든단 말입니까? 절대로,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다섯 분의 흉상을 단 1cm라도 옮긴다면 우리 모두의 큰 저항에 맞닥뜨리게 될 것을 강력히 경고합니다. 독립정신과 자랑스러운 역사를 지키려려는 국민들과 함께 끝까지 막아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