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5. 02. 12.
(기자회견문)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사건, 상고하여 판단을 받아야 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라고 합니다) 분식회계 형사사건의 항소심 법원이 최근 이재용 회장 등에 대해 무죄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이 선고되었으니, 이제 검찰은 상고를 접고 그에 상응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7일 형사상고심의위원회 심의를 요청한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발표합니다.
1. 먼저, 검찰은 상고해야 합니다.
기존의 대법원 판결이나 행정법원 판결과 모순된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고 있으니, 이 점에 대해 대법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는 구)삼성물산의 자회사입니다. 따라서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 결과는 구)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삼성바이오는 ‘바이오젠’과 합작투자로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삼성에피스”라고 합니다)를 설립했습니다.
따라서 삼성바이오가 보유한 삼성에피스 지분비율, 삼성바이오와 ‘바이오젠’ 사이의 계약상 콜옵션 등을 고려할 때, 삼성에피스가 삼성바이오의 종속기업인지 또는 관계기업인지, 회계처리가 일관되게 이루어진 것인지, 분식회계는 아닌지 등이 다툼의 초점이었습니다.
첫째, 회계처리기준 위반 여부에 대해, 하급심 사이에 판단이 모순됩니다. 분식회계 관련 형사사건의 1심 및 항소심 법원은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행정사건을 담당한 서울행정법원은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이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구)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목적 등에 대한 판단이, 기존 대법원 판단과 상충됩니다. 국정농단 형사사건 관련 복수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하면,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권 강화라는 뚜렷한 목적을 갖고 미래전략실을 중심으로 삼성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승계작업을 진행”하였고, 구)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외국자본에 대한 경영권 방어 강화 추진 등은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추진되었으며, 이러한 목적과 성격을 가진 승계작업에 대해 대통령의 권한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승계작업이 뇌물죄를 구성하는 ‘부당한 청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뇌물죄 유죄로 판단하였습니다.
국민연금의 구)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찬성에 영향을 주었다는 이유로, 보건복지부나 국민연금 관계자들이 형사처벌을 받은 것입니다.
그런데, 분식회계 형사사건에서는, 구)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목적 등에 대해 승계작업과 구분되는 독립된 것으로 판단하여 국정농단 형사사건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과 충돌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해야 합니다.
2. 구)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은 분명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분식회계 형사사건의 판결을 핑계로, 이재용 회장과 삼성관계자들이 억울하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는 사실을 호도하는 것입니다.
이미 합병비율이 엉터리였고, 구)삼성물산 주주들이 손해를 입고 제일모직 주주들에게 유리한 것이었다는 점은 국내 민사재판과 국제중재를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구)삼성물산의 주주로서 합병에 반대한 ‘일성신약’의 주식매수청구 사건에서, 법원은 ‘합병계약상 합병비율이 부당하다는 점’을 전제로 매수가격을 별도 산정하였습니다. 또한 합병에 반대한 외국인투자자인 엘리엇과 메이슨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투자분쟁(ISDS)을 제기하였고, 중재판정부는 국정농단 형사사건(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개입)의 판결취지를 반영하여, 대한민국 정부로 하여금 엘리엇과 메이슨에게 적정 합병비율에 기초하여 산정된 손해배상을 하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국민연금도 구)삼성물산의 주주였으므로, 정당한 합병비율과 부당한 합병비율의 차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볼 수 있고, 이에 따라 2024년 9월, 합병을 주도한 불법행위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이재용 회장과 합병을 주도했던 삼성 미래전략실 담당자들, 구)삼성물산 이사들은 부당한 합병비율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주주들에게 무슨 책임을 졌습니까? 대한민국은 이 합병과 관련하여 2건의 ISDS를 당하여 사실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었고, 국민연금도 부당한 합병에 따른 손해를 입었는데, 그 규모는 약 4천억 원 규모로 추산됩니다. 이재용 회장과 삼성은 이러한 국민들의 손해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구)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이용당했고, 대한민국 국민이 손해를 입었습니다. 상장회사 주식투자자들의 시장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었습니다. 이 점은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3. 제도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구)삼성물산 이사들이, 부당한 합병비율에 찬성했다가 나중에 주주들에 대해 자기 재산으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면, 과연 합병에 찬성하였을까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일 이사들이 그런 책임을 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그룹 회장이나 관계자들이 무슨 요구나 압박을 하더라도, 이사들은 주주의 입장을 미리 충분히 검토하고, 왜 그 안건에 찬성 또는 반대하게 되었는지를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확인한 후 결정하였을 것입니다.
‘현행법의 해석으로도 이사들에게 충분히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대부분의 투자자와 전문가들은 법원 재판과정에서 책임추궁이 실제 되지 않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도입’을 포함한 상법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자본시장 제도개선을 함께 추진할 것입니다.
구)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건은, 우리나라 기업 지배구조,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이를 보완하는 사법시스템 등의 현실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의 처리과정에 대해 앞으로도 계속 주시하면서 사회적 논의를 이어갈 것입니다.
2025년 2월 7일
국회의원 김남근, 김남희, 김성환, 김승원, 김영환, 김현정, 박균택, 박주민, 박홍배, 신장식, 오기형, 이강일, 이정문, 이성윤, 차규근, 한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