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5. 02. 19.


청년 일자리 급감, 기업 활력 촉진 및 직무급 임금 체계 개편 절실

박근종(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지난달 취업자 수는 늘어났지만, 제조업·건설업에서의 고용 부진이 여전히 심화하고, 청년층에서도 취업자 수가 감소하는 등 고용의 어려움이 지속하고 있다.

내수 부진에 따른 경기 둔화는 건설업·제조업 중심의 고용 부진을 불러왔고, 기업들의 신입보다 경력직 수시 채용 선호를 강화해 청년층 취업 시장을 얼어붙게 만든 반면, 고령 인구 증가로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고용시장은 활황이고 고령층 취업자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어 국내 고용시장의 양극화(兩極化 │ Polarization)가 더욱 선명(宣明)해지고 있어 안타까움과 우울함이 크다.

통계청이 지난 2월 14일 발표한 ‘2025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025년 1월 15세이상 전체 취업자는 2,787만 8,000명으로 전년 동월 2,774만 3,000명 대비 13만 5,000명 늘었으나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360만 9,000명으로 전년 동월 382만 8,000명 대비 21만 8,000명 급감해 2021년 1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청년층 고용률은 44.8%로 전년 동월 46.3% 대비 1.5%포인트나 떨어져 지난해 5월 이후 9개월째 떨어졌다. 기업들이 수시 경력직 위주로 직원을 뽑아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신규 채용이 줄어든 탓이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그냥 쉬고 있다’라는 청년층은 43만 4,000명으로 1년 전 40만 3,000명보다 3만 명 증가했다.

20대가 대부분인 취업준비생은 지난달 62만 8,000명에 달했다. 이들이 끝내 직장을 구하지 못해 구직을 포기하는 경우에 속하는 구직단념자도 40만 4,000명으로 전년 동월 39만 8,000명 대비 6,000명 늘었다. 한편, 건설업 취업자는 192만 1,000명으로 전년 동월 208만 9,000명 대비 16만 9,000명 줄었다. 2013년 집계 시작 이후 가장 큰 폭인 16만 9,000명이나 감소했다.

기획재정부도 이날 발표한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 2월호에서 ‘취약 부문 중심 고용 애로 지속’이라고 진단하고,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 부문 중심 고용 애로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 등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어려운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한다고 했던 정부는 올해 들어 두 달 연속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했다고 진단한 데 이어 이번 2월호에서는 ‘내수 회복 지연’이라는 표현이 새롭게 들어갔다.

정부는 “1분기 민생·경제 대응 플랜을 통해 일자리·서민금융·소상공인 등 분야별 개선 조치를 신속히 마련하겠다”며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우리 기업의 피해를 지원하기 위해 첨단전략산업기금을 설치하는 등 통상 환경 불확실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청년 고용이 악화하는 건 기업들이 경직적인 고용 제도로 인해 신규 채용을 꺼리기 때문이다. 대기업이나 공기업은 일단 직원을 채용하면 사실상 해고가 불가능한 데 다 호봉제로 인해 생산성과 무관하게 임금을 매년 또박또박 올려줘야만 한다.

무엇보다도 실업난을 해소하고 경기 침체와 저성장에서 벗어나려면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더구나 나랏돈으로 관제 단기 공공 일자리를 일부러 만들어 통계를 부풀리는 유혹에 빠져서는 안 된다.

한시적인 일자리를 의도적으로 만드는 방법이나 실업자에게 현금을 나눠주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한국은행이 지난 2월 4일 발표한 ‘경력직 채용 증가와 청년 고용’ 제하의 보고서(한은 조사국 채민석 과장과 장수정 조사역 작성)에 따르면, 비(非) 경력자의 상용직 취업 확률은 1.4%로 경력자(2.7%)의 절반에 그쳤다.

취업 확률은 실업자와 임시·일용직 근로자 중 한 달 이내로 상용직에 취업한 비율로 그만큼 20대 청년들이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임시·일용직에 비해 양질의 일자리라 할 수 있는 상용직에 취업한 비중(상용직 고용률)을 보면, 30대는 꾸준히 증가해 온 데 반해서 20대의 경우 그 비중이 크게 늘지 않고 있어서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임금 삭감 없이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면 60~64세 정규직 근로자가 모두 적용 대상이 되는 도입 5년 차에는 연간 추가 인건비가 30조 2,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고용노동부의 임금직무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6월 기준 300명 이상 사업장 중 호봉제를 운용하는 곳은 58.4%에 달했다. 1,000명 이상 사업장으로 좁히면 65.1%다. ‘고연봉·대기업’ 사업장일수록 호봉제 도입 비율이 높다는 방증(傍證)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근속연수 1년 차 미만과 30년 이상 근로자의 임금 격차를 비교한 결과 한국은 2.95배, 일본은 2.27배, 유럽연합(EU)은 1.65배로 나타났다. 정년을 앞둔 근로자 1명이 청년 근로자 3명을 채용할 수 있는 임금을 받고 있다는 추산이다.

따라서 임금체계 개편 없는 정년 연장을 추진은 청년들이 채용 기회를 박탈당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결국 ‘세대 갈등’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사회적 논의 없이 법정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했다가 사회적 혼란을 빚은 2013년의 시행착오를 반복해선 결단코 안 된다. 직무·성과급제로 전환 등 임금체계 개편 없이 정년만 연장하게 되면 청년의 채용 기회가 더 막힐 것이라는 건 불문가지(不問可知)다. 임금체계 개편 없는 졸속 정년 연장의 후과(後果)는 오롯이 젊은 세대가 질 것이기 때문이다.

연공서열식 임금체계를 그대로 유지한 채 일률적으로 법정 정년을 연장만 하는 것은 기업이 감당하기 어렵다. 청년 세대가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가져볼 수 있도록 기회가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조선·자동차 업종에 이어서 올해에는 정보기술(IT)·바이오업계에도 직무·성과급제 도입을 목표로 한 임금체계 개편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나, 노사관계에서 정부의 의지와 노력만으론 성과를 내는 데 한계가 있다.

“노동을 존중하는 경영, 경영을 이해하는 노동”의 큰 틀에서 “노동에 쏟은 정성이 경영의 가치가 된다”라는 입장에서 개별 기업 노·사가 자율적으로 상황에 맞춰 고용을 연장하는 방안을 모색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정치권이 진정 청년 표심을 사로잡고 싶다면 임금체계 개편부터 앞장서야 할 것이다. 하지만 노동계와의 의지적인 정성을 다하는‘윈윈(Win-win)’ 전략을 마련해 동행·동반·동역해야만 할 것이다.

정부는 지난 2월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 회관에서 경제 6단체와 함께 민·관 합동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협약을 맺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직접 일자리 사업을 신속히 진행해 올 1분기 내로 역대 최대 수준인 12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다음 달부터 ‘청년 고용 올케어 플랫폼’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50세 이상 자영업자에 대한 구직급여 지급 일수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청년 실업 문제의 근본 해법은 기업의 투자 의욕을 고취하고 경제 활력을 높여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들을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로 개편하는 등 노동시장 유연화 개혁이 필요하다. 획일적, 경직적 노동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고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선은 물론‘일자리 미스매치(Mismatch │ 엇박자)’ 해소와 함께 유연성을 확대하는 ‘노동 개혁’이 절실하다.

무엇보다도 규제 개혁을 서두르고 인공지능(AI), 로봇, 블록체인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신사업이 번성하는 나라로 탈바꿈해야만 한다.

특히 기업이 다시 역동적으로 뛸 수 있도록 규제 족쇄를 제거하고 세제·예산·금융 전방위적으로 지원에 나서는 등 특단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피크 코리아(Peak Korea)’ 위기를 서둘러 극복해 나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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