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5. 04. 03.


트럼프 발 자동차 25% 관세 폭탄,

정부·기업 \'원팀 대응\' 조속 돌파구 찾아야

박근종(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26일(현지 시각)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외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해 4월 3일부터 25%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고율(高率)의 품목별 관세가 부과된 건 철강·알루미늄에 이어 자동차가 두 번째로 부과된 품목 관세다. 이번 관세 폭탄은 한국·일본·유럽·멕시코·캐나다에서 생산된 자동차와 핵심 부품을 겨냥했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이 대(對)미국 수출 품목 가운데 1위와 3위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한국으로서는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어 자동차산업은 물론 연관산업까지 한국 경제 전반에 걸쳐 상당한 타격이 우려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방국이 적국보다 훨씬 더 우리를 나쁘게 대우했다”라고 강조하며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는 오는 4월 2일을 ‘해방의 날’이라고 표현해 미국발(發) 관세전쟁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1985년 3%에 불과했던 수입차 비중이 지난해엔 50%까지 늘어나며 산업 기반은 물론 국가 안보에도 해를 끼치고 있다는 게 백악관의 명분이다.

하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발효로 2016년부터 관세를 적용하지 않던 한국 자동차에 미국이 일방적으로 고율의 관세를 물리는 것은 자유무역질서에 반하는 횡포다. 더구나 그는 이날 자동차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영구적이고 100% 확실하다”라며 철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 “이번 조치는 미국 경제에 일자리와 부를 가져다줄 흥분되는 일”이라며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들면 관세가 없다”라고 항변했다.

미국 내 현지 생산이 유일한 해법임을 거듭 못 박은 것이어서 지난 3월 12일부터 관세가 부과된 철강·알루미늄에 이어 대미(對美) 수출 1위와 3위 품목인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산업까지 도널드 트럼프 발(發) 관세전쟁에 휘말린 국가적 위기인 만큼 엄중한 비상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자동차 관세 부과는 우리의 자동차산업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對美) 자동차 수출 규모는 347억 4,400만 달러(약 51조 원)로 전체 자동차 수출의 49.1%를 차지했다.

무엇보다 25%의 폭탄급 관세 부과로 현지 경쟁업체보다 가격 경쟁력이 저하된다면 우리나라의 수출에 심대한 타격이 우려된다.

산업연구원은 관세 부과로 인해 자동차 생산이 최대 90만 대 감소하고 대미(對美) 자동차 수출 규모는 20.5%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고,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도 최근 보고서에서 관세 25% 부과로 한국의 대미(對美) 자동차 수출액이 작년 대비 18.59% 줄 수 있다고 전망했으며, SK증권에 따르면 25% 관세 실현 시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이 각각 6조 6,000억 원, 4조 1,000억 원 감소할 것이라 예상하기도 했다.

씨티(Citi Group)는 한국산 자동차, 부품, 의약품, 반도체 등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 GDP가 0.203%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은 관세 압박을 반영해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2%로 낮췄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행정명령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공격한 점도 우려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부과하는 자동차 관세를 계기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특례 관세 혜택을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이어서다.

미국발(發) 외국산 자동차 관세 25% 부과 조치에 대해 주요 외신들은 지난 3월 26일(현지 시각) 자동차산업 전반에 침체를 가져올 뿐 아니라 동맹국과의 관계를 경색시키는 조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동차 관세가 내달부터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몇주 이상 지속한다면 산업 전반의 침체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는 전문가의 진단을 소개했는데 미국 자동차 연구기관인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에 따르면, 이번 관세로 인해 멕시코나 캐나다에서 생산된 차량의 가격은 약 6,000달러(약 880만 원)가량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에서 생산되어 미국으로 수출되는 차량도 비슷한 수준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BBC는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자동차 생산에 심각한 차질을 가져올 것이며 가격을 상승시키고 동맹국과의 관계를 경색시킬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로 관세 부과 분야를 늘리며 무역 전쟁을 중대하게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했으며, 뉴욕타임스(NYT)는 웨드부시(Wedbush)증권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통해 자동차 관세가 외국 업체에는 특히나 ‘허리케인급 장애물’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한국은 최근 몇 년간 대북 억제력 강화를 위해 미국에 대한 외교·군사적 의존도를 심화했고 반중 정서가 커지는 등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하면서 많은 한국인이 현대자동차가 210억 달러(약 31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한 지 불과 며칠 만에 관세가 부과된 것에 분노를 표했다고도 전했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지난해 북미에서 170만대를 판매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한국 등에서 수입된 차량이었다. 특히 한국GM은 생존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한국GM의 미국 수출량은 41만 대가량으로 대미 수출 비중이 85%에 달한다. 국내 생산량 중 대부분이 수출되는 한국GM이 국내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국내 일자리만은 지켜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발(發) 이번 관세 조치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도 충격파를 던졌다. 관세 발표 후 한국의 현대차, 일본의 토요타, 혼다 등의 주가는 3% 내외로 하락했으며, 뉴욕 증시의 제너럴 모터스(GM)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6%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노무라 리서치(NRI │ Nomura Research Institute)는 미국에 공장을 둔 자동차 대기업 10곳이 관세로 연간 510억 달러(약 74조 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할 것으로 추산했다. 개별 기업 중에서는 GM의 비용이 연간 약 133억 달러로 가장 클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관세 부과가 수입 자동차 가격뿐만 아니라 미국산 브랜드 차량의 가격 인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웨드부시(Wedbush)증권은 이번 관세로 미국 내 자동차 가격이 제조사나 모델에 따라 5000~1000만 달러(약 734만~1468만 원)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멕시코 현지 생산은 미국 GM(278억 달러), 네덜란드 스텔란티스(219억 달러), 미 포드(157억 달러), 일본 토요타(151억 달러), 닛산(124억 달러), 독일 폭스바겐(121억 달러), 기아(107억 달러) 순이었다.

백악관이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에 따라 차 부품은 무관세가 적용된다”라고 한 것을 주목하면 한국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도 있다.

멕시코가 세계 4대 차 부품 생산국으로 지난해 172억 달러어치를 미국에 공급한 만큼 미국 차 가격 폭등을 우려한 조치라는 측면을 감안해서 우리 정부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지렛대로 활용해 부품에 대한 무관세 혜택을 받아내는 등 전방위 지원에 나서야만 한다.

이와 같은 도널드 트럼프 발(發) 미국의 관세 압박을 피할 수 있는 해결책은 미국 현지 생산 확대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3월 26일(현지 시각)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지은 연산 30만대 규모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번 HMGMA 준공으로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HMMA), 기아 조지아 공장(KaGA)과 함께 미국 내 연 100만 대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현대차의 발 빠른 대응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관세는 국가 간 문제이며, 협상은 정부가 주도하고 기업은 기업대로 대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대처해야 한다는 간절함이다. 민·관·정이 힘을 모아 총력 대응해야 할 때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직무 복귀를 계기로 국정 리더십 공백으로 주춤했던 통상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역동적으로 활로를 찾아야만 한다. 정부는 통상·외교 라인을 복원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관세 유예를 끌어내는 방향으로 대미(對美) 협상을 서둘러야만 한다.

단판 승부로 해결되지 않는 관세전쟁에서 민·관이 ‘팀 코리아’로 한·미 양국의 산업 협력 방안 등 미국 의존도가 높은 수출을 다변화하는 대책과 더불어 업계의 현지 생산 증가에 따른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 우려를 잠재울 방안까지 담은 ‘윈·윈(Win·Win) 전략’을 서둘러 마련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설득하고 기업들은 신기술 개발과 투자로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다.

여(與)·야(野)는 망국적·소모적 당리당략(黨利黨略)에서 서둘러 냉큼 벗어나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고 관세 폭탄에 초당적으로 선제 대응해야만 한다.

지난 도널드 트럼프 1기 시절보다 더욱 독해진‘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휘둘리지 않도록 정부는 협상 전략을 더욱 치밀하고 더더욱 정교하게 가다듬어 정부·기업 ‘원팀 대응\' 돌파구 찾아 조속 총력 대응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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