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5. 11. 07.


종암1동 자율방범대 서길수 고문, 대통령 표창 수상

평생을 봉사 정신으로 밤의 골목을 지킨 30년의 발걸음, ‘대통령 표창’이 빛나다

종암1동 자율방범대 서길수 고문, 대통령 표창 수상

(시사프리신문=김영국 기자) “주민들이 안심하고 집으로 돌아가서 편히 쉬는 것. 제가 조금 수고스럽더라도 여성, 아이들 모두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다는 그것만으로도 보람이 큽니다”

성북구 종암동 골목 어귀를 지켜온 서길수 종암1동 자율방범대 고문의 목소리엔 따뜻함이 묻어 난다.

지난 10월 21일 경찰의 날, 종암경찰서 4층에서는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서길수 종암1동 자율방범대 고문이 대통령 표창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수십 년간의 봉사와 헌신을 인정받아 봉사자 최고의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주민의 안전을 위해 걸어온 33년의 길이 하나의 훈장으로 빛난 순간이었다.

안동이 고향인 서 고문은 1992년 3월 15일, 서울 종암동 자율방범대에 발을 들였다. 당시만 해도 방범활동은 열악했고, 순찰에 나서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매일 밤 주민의 안전을 위해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주민들이 늦은 밤 안심하고 귀가할 수 있도록 차량 순찰을 돌며 골목길을 비추는 작은 손전등 하나에 의지해 골목을 누볐다.

2002년 월드컵, 2003년 사스, 2015년 메르스, 2020년 코로나19. 전염병이 번질 때마다 그는 누구보다 먼저 방역복을 입고 거리로 나섰다. 소독약 냄새가 가득한 골목에서 그는 “이것도 방범”이라며 앞장서서 뛰어다녔다. 지금도 그 순간이 최대의 “보람이었다”고 말한다.

방범은 단순히 범죄 예방만이 아니라, 지역의 안전과 평안을 지키는 모든 행동이라는 신념 때문이었다. 그의 헌신은 종암경찰서의 청렴 방범대 교육, 서울시 방범연합대 직무경진대회, 각종 재난 대응 훈련으로 이어졌고, 수많은 후배 방범대원들이 그를 ‘현장 교관’이라 부른다.

함께 봉사에 앞장선 대원들의 입에서는 ‘힘들 땐 서 회장처럼 봉사하자’라는 말이 유행이 된 적도 있었다. 이렇듯 동료 대원들의 말은 그가 쌓아온 신뢰를 대변한다. 방범대 활동 외에도 그는 꾸준히 지역 청소년 장학금 지원과 복지 사각지대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그는 1992년부터 가정형편이 어려운 10대 청소년 45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했고, 지금도 분기마다 나눔의 집과 보육원을 찾아가 식사대접과 청소, 집수리를 함께하며 지역 사회를 따뜻하게 만들어왔다. 그의 하루는 밤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 이어지는 순찰로 끝난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에도, 연말의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그는 순찰복을 입는다.

대통령 표창 수상에 대해 소감을 묻자 “개인적으로나 가족 전체에서는 영광이죠. 그러나 종암동에서 30여 년이 넘게 함께 활동한 대원들이 기뻐해 줘서 더 값지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마지막이 아닌 시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동네 안전을 위해 방범을 돌고, 주변을 돌보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여전히 평소처럼 담담하게 대답했다.

이어 “봉사는 오히려 저에게 삶의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초등학교에서 안심 귀가를 돌보고 돌아오면 제 마음이 너무 기쁩니다. 그리고 표창은 저 혼자 받은 게 아닙니다. 함께 땀 흘린 우리 방범대 대원들, 그리고 늘 응원해 준 주민들이 함께 받은 소중한 선물입니다”라고 그 공을 대원들에게 돌렸다.

그는 오늘도 종암동 골목 어딘가에서 천천히 걷고 있을 것이다. 그의 발걸음이 닿는 길마다, 안심의 불빛이 켜진다.

종암1동 자율방범대 서길수 고문, 대통령 표창 수상

종암1동 자율방범대 서길수 고문, 대통령 표창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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