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6. 01. 15.


노원구, 전국 가정집 최대 규모 ‘애니멀 호딩’ 위기를 희망으로

중성화·치료·미용 등 2억여 원 비용, 민관 협력 네트워크로 구 예산 부담 최소화

노원구 상계동 208견 구조를 통해 본 동물복지 행정의 성과와 과제

(시사프리신문=정진만 기자) 지난해 10월, 노원구 상계3·4동 한 주택가에서 발견된 208마리의 견공 구조 사건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애니멀 호딩(animal hoarding)’ 사례로 사회적 충격을 던졌다.

좁은 공간에 머물던 수백 마리의 개들이 방치된 모습은 단순한 동물 문제를 넘어 복지·심리·관리 시스템의 부재를 비추는 사회적 거울이었다.

‘애니멀 호딩’은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동물을 수집·보관하는 행위로,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위험과 스트레스를 초래한다. 국내에서도 강남구 대치동, 역삼동 등에서 유사 사례가 보고됐고, 전문가들은 법적·제도적 대응의 필요성을 지적해 왔다.

민·관 협력으로 이룬 ‘208견 구조의 기적’

노원구는 문제 접수 즉시 서울시, 동물보호단체, 동물병원, 자원봉사자와 협력 네트워크를 가동했다.

10월 21일 자견 21마리 구조를 시작으로 약 두 달에 걸친 집중 구조 활동을 펼친 끝에 총 208마리 중 203마리가 새로운 가족을 찾거나 보호시설로 인계되는 성과를 냈다.

구는 당고개 반려견 놀이터 주차장에 임시 보호소를 설치해 구조견 보호·치료·미용·백신접종·중성화 등 필수 조치를 진행했다. 2억여 원에 이르는 비용 부담은 11개 민간 동물병원, 동물자유연대 등과의 협력을 통해 크게 경감됐으며, 사료·물품 지원 또한 활발히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은 매일 사료를 나르고 동물들을 돌보는 데 힘을 합쳤으며, 서울시 동물복지지원센터와 유기동물 보호시설도 구조견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일부 개들은 시민 임시보호의 손길까지 거친 뒤 입양 절차를 밟았다.

반복을 막기 위한 ‘사람 중심’ 대응

단순 구조로 끝내지 않으려는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노원구는 애니멀 호딩 문제의 근본 원인이 인간의 심리·행태와 연결돼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호더에 대한 정신심리 치료 및 복지 상담 프로그램을 마련해 재발 방지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응급 보호 역량을 높이기 위해 ‘댕댕하우스’ 등 보호 인프라 확충도 추진한다.

이 같은 대응은 단순히 동물을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한 행정적 실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관 협력과 주민 참여가 결합된 보호 모델은 다른 지자체에서도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동물복지 선도하는 노원, 그 의미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이번 구조는 민관이 하나 되어 생명 존중의 가치를 실현한 소중한 성과”라며 “사람과 동물이 함께 안전하고 따뜻하게 살아가는 노원을 만들기 위해 인프라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노원구의 사례는 동물복지 행정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했다. 대규모 동물 방치 사건은 그 자체로 심각한 사회 문제이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한 경험은 지역 행정의 성숙함을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앞으로도 사람과 동물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지역을 만들기 위한 정책적 관심과 지원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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