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6. 05. 14.
박남규 전 노원구의원의 끝없는 감동 도전
심근경색·무릎 교통사고 등을 이겨내고 ‘숨을 멈추고 계단 오르기’ 기네스북 기록 도전
시인·봉사자·기업인으로 살아온 삶 “목표가 있기에 오늘도 뛴다”
(시사프리신문=정진만 기자) “의미 있는 삶에는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표가 있으니까 운동도 하고, 시도 쓰고, 글을 쓰면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거죠.”
1953년생, 우리 나이로 73세. 적지 않은 나이에 또 하나의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가 있다. 왼쪽 무릎을 크게 다친 교통사고와 심근경색, 턱뼈괴사증 등 수차례 생사의 고비를 넘긴 박남규 전 노원구의원이 ‘숨을 멈추고 계단 오르기’ 기네스북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최근 만난 박 전 의원은 서울 지하철 6호선 버티고개역 계단을 힘차게 뛰어올랐다. 총 124개 계단 가운데 무려 100개 계단을 숨을 쉬지 않은 채 단숨에 올랐다. 이날 기록은 18초. 극한의 인내를 견디며 계단을 오른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도 환하게 웃으며 “조금만 더 훈련하면 더 좋은 기록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노원구의회 2·3·4·5대 의원과 부의장을 지낸 4선 구의원 출신이다. 하지만 그의 삶은 단순히 정치인이라는 말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시인과 봉사자, 기업인, 그리고 끝없는 도전자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린다.
그는 구의원 시절부터 꾸준히 시를 써 왔으며 지금까지 네 권의 책을 출간했다. 최근에도 전자책을 준비하며 직접 쓴 시와 노랫말을 지인들에게 보내 따뜻한 감성을 나누고 있다. 휴대전화에 저장된 ‘어머니 숨결’이라는 노랫말을 보여주던 그는 “사람은 마음이 늙으면 성장 호르몬도 잘 나오지 않는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의 삶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2000년대 초에는 교통사고로 왼쪽 무릎 인대가 파열돼 지금도 가끔 후유증을 겪고 있다. 2008년 1월 새벽에는 갑작스러운 심장 이상으로 집 화장실에서 쓰러졌다.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던 위급한 순간이었다.
다행히 병원에 근무하던 큰딸이 발견해 빠른 응급조치가 가능했고, 의료진은 심근경색 진단과 함께 장기간 약 복용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는 꾸준한 운동과 생활관리를 병행하며 건강 회복에 힘써왔다고 했다.
2018년 5월에는 임플란트 후유증으로 턱뼈괴사증까지 겪었다. 그는 “어금니 위 뼈가 다 삭아버릴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며 “정말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박 전 의원은 주저앉지 않았다. 오히려 더 건강한 목표를 세우며 다시 몸을 일으켰다.
박 전 의원은 지난해 10월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본격적으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처음 목표는 100m 18초 돌파였다. 그는 매일같이 운동장을 뛰고 계단을 오르며 훈련했고, 불과 한 달 만에 목표를 달성했다. 이후 목표를 15초대로 높였지만, 훈련 과정에서 발목과 왼쪽 무릎 부상이 이어지면서 겨울 내내 기초체력 강화에 집중했다.
그럼에도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빠르게 달리기 위한 새로운 훈련 목표로 ‘숨을 멈추고 계단 오르기’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단순한 속도 경쟁이 아니라 호흡, 근력, 집중력, 인내력이 모두 필요한 도전이다.
박 전 의원은 “나이가 들었다고 도전을 멈추면 몸도 마음도 빨리 늙는다”며 “계속 목표를 만들고 몸을 움직이면 삶의 에너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계단 훈련 외에도 매일 팔굽혀펴기와 단전호흡, 유연성 및 탄력성 운동, 두좌법으로 불리는 거꾸로 서기 운동 등을 반복하며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정치 활동 이후에도 지역사회 봉사는 계속되고 있다. 박 전 의원은 2011년 1월 청소·방역 전문업체 ‘해오름크린’을 창업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해오름크린은 방역·소독 전문업체로 에어컨 청소와 악취 제거, 특수청소, 냉난방기 청소, 비데 및 왁스청소 등 생활환경 위생 분야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위생관리 분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왔다. 박 전 의원은 2017년 위생물방제사 1급 자격을 취득했으며, 고려대학교 보건대학원 방역전문가 과정도 수료했다. 서울시 공무원 출신인 그는 노원구의회 4선 의원과 부의장을 지냈고, 방역업체 운영과 봉사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서울시장 표창, 2019년 보건복지부장관 표창도 수상했다.
나눔 활동도 꾸준하다. 그는 1997년부터 현재까지 마들사회복지관에 매달 정기 후원을 이어오고 있으며, 현재는 노원구 청소년통합지원체계 ‘1388 청소년지원단장’을 맡아 위기청소년 지원과 장학사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박 전 의원은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주고 싶다”며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내가 살아온 경험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용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남규 전 의원의 삶은 단순한 운동 기록 도전이 아니다.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고도 다시 목표를 세우며 앞으로 나아가는 한 사람의 의지를 보여준다.
숨을 멈춘 채 계단을 빠르게 뛰어오르는 그의 모습에는 기록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는 말, 그리고 사람은 목표를 잃지 않을 때 가장 빛난다는 사실을 그는 오늘도 몸으로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