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6. 05. 14.


김영국, 대선거구제의 취지가 살아야 지방정치가 산다!

성북(갑)지역에 다양한 목소리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는 시험대

김영국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둔 성북구의 정치 지형은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특히 기초의원을 선출하는 성북(갑) 지역은 ‘대선거구제(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면서 새로운 정치 실험의 무대가 되고 있다. 그 결과는 숫자로 확인된다.

군소정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들의 대거 등장이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동시에, 정치 신인과 다양한 정치 세력에게는 그야말로 ‘기회의 땅’이 된 셈이다.

반면 성북(을) 지역 일부 선거구에서는 무투표 당선 지역이 예상되고 있다. 경쟁이 실종되고 유권자의 선택권마저 제한되는 현상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성북(갑)의 대선거구제가 가지는 의미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이번 제도의 출발은 결코 단순한 선거방식 변경이 아니었다. 국회의원 김영배 의원이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 시절 처음 도입된 대선거구제는 5개 동에서 5명의 기초의원을 선출하는 구조다. 그 핵심 취지는 분명했다.

특정 정당이 의석을 독점하는 구조를 완화하고, 다양한 의견과 이해관계를 가진 시민들의 목소리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자는 것이다. 다시 말해, 민주주의의 본질인 ‘대표성의 확대’를 실현하기 위한 장치였다.

민주주의는 단지 다수결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소수 의견이 배제되지 않고, 다양한 정치적 가치가 공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건강해진다. 지역 정치 역시 마찬가지다.

지역 현안은 결코 하나의 시선으로만 해결되지 않는다. 재개발 문제를 바라보는 주민의 입장도 다르고, 복지·교육·환경에 대한 우선순위 역시 제각각이다. 그렇기에 지방의회는 다양한 목소리가 모여 조정하고 타협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성북(가)선거구의 후보 구성을 보면 대선거구제의 취지가 어느 정도 현실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지민·김육영·소형준 후보 등 3명을 공천했고, 국민의힘은 신현호·허선행 후보 2명을 냈다.

여기에 조국혁신당 오종원 후보, 개혁신당 이호엽 후보, 진보당 박정윤 후보, 무소속 송대식 전 의원까지 가세했다. 총 10명의 후보가 5석을 놓고 경쟁한다.

비록 당선자는 절반인 5명에 불과하지만, 중요한 것은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과거 소선거구제에서는 거대 양당 중심의 정치 구조 속에서 군소정당이나 무소속 후보가 현실적으로 당선 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일정 수준의 지지와 지역 기반이 있다면 시민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물론 우려도 있다. 대선거구제가 특정 정당의 ‘줄 세우기 공천’으로 변질되거나, 유권자의 혼란을 키운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그러나 제도의 한계를 이유로 취지 자체를 퇴색시켜서는 안 된다. 오히려 유권자들이 후보 개인의 역량과 정책을 더 꼼꼼히 검증하는 성숙한 정치문화가 함께 만들어져야 한다.

이번 성북(갑) 선거는 단순히 누가 당선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대선거구제가 과연 본래 취지대로 다양한 정치세력과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민주주의 실험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중요한 시험대다.

유권자들의 선택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아진다. 이번 선거가 거대 정당 중심의 정치 재편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진정한 지방 민주주의의 출발점이 될 것인가?

대선거구제의 성공 여부는 제도 자체가 아니라, 결국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고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이제 유권자의 몫이다.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