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6. 07. 08.
3년 새 기업회생 신청 2배 급증, 정리할 ‘한계기업’은 신속 정리하는 게 최선
최근 반도체 ‘슈퍼 사이클(Super-cycle │ 장기적으로 꾸준히 상승하는 초호황)’에 편승한 증시 초(超) 활황(活況)의 착시(錯視)와 올해 1분기 명목 GDP가 전기 대비 10.5%, 전 년 동기 대비 17.1% 증가하고 실질 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8%를 기록하면서 국민의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실질 국내총소득(GDI)도 13.2% 증가하며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고 올해 6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70.9% 증가한 1,022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올해 상반기 수지는 1,383억 달러 흑자를 보이는 초(超) 호황(好況)의 착각(錯覺) 속에 지난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이 1,321건으로 3년 새 2배로 늘어났다.
올해 1∼5월에도 전년 동기보다 16.7% 많은 622개 기업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내수 경기 부진과 고환율 등이 겹치자 ‘펀더멘털(Fundamental│기초 체력)’이 떨어져 있던 기업들이 줄줄이 백척간두(百尺竿頭)의 벼랑 끝 나락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와 함께 자체 혁신이 늦어졌거나 방만 경영으로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 기업들이 그만큼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도 반도체 산업은 AI(인공지능) 특수에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전체적인 한국 상장기업들의 ‘펀더멘털(Fundamental│기초 체력)’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 비용조차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일명 좀비기업)’의 비중이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지난 6월 30일 발표한 미국과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주요 5개국과 한국의 상장사 한계기업 추이를 분석한 ‘주요국 상장사 한계기업 추이’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한계기업’ 비중은 27.6%에 달해 조사 대상 중 미국(30.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상장사 2,558곳 중 4분의 1 이상이 ‘좀비기업’으로 전락한 셈이다. ‘한계기업’은 영업이익 및 영업외손익을 포함한 이익(EBIT)으로 이자 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상태(이자보상배율 1 미만)가 3년 연속 지속된 기업을 말한다.
기업 자체적으로 정상적인 영업활동이나 채무 상환이 어려운 상태에 놓인 기업을 의미한다.
한국은 한계기업의 비중 자체도 높지만 가파른 ‘증가 속도’로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의 한계기업 비중은 2017년 11.8%에서 2025년 27.6%로 8년 만에 15.8%포인트 급등해 주요국 중 가장 큰 폭으로 불어났다.
이는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빠른 상승 속도다. 미국의 경우 2017년 21.2%에서 2025년 30.7%로 9.5%포인트 증가했다.
미국과 비교해도 한국의 증가 폭이 6.3%나 더 높은 것. 같은 기간 프랑스(5.5%포인트), 영국(2.8%포인트), 독일(2.3%포인트), 일본(1.9%포인트) 등 다른 주요국들은 상대적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전체 비중 자체는 미국(30.7%)이 가장 높았지만, ‘악화 속도’는 한국이 독보적인 1위다. EBIT를 이자 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도 43.9%로, 위험수위에 도달했다.
오직 이자 비용만큼만 벌어들이는 기업이 10개 중 4개 이상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은 43.9%를 기록해 미국(44.0%)과 유사한 최고 수준을 보였다.
특히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은 2023년 40%대로 진입한 이후 3년 연속 40%대를 이어가며 고착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Startup)이 집중돼 있는 ‘코스닥(KOSDAQ)’ 시장의 부실화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코스닥 시장 내 ‘한계기업’ 비중은 32.6%로, 16.7%인 ‘코스피(KOSPI)’ 시장의 두 배에 달했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 연준)는 경기 둔화 우려에 금리를 묶어두는 반면 한국은행은 물가와 환율,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는 ‘통화정책 디커플링(Decoupling │ 탈동조화)’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을 공식화한 상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2.50%다. 지난 5월 2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위원 2명이나 2.75%로 즉시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2.6%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2%에서 2.7%로 높였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5월 28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를 보나 성장을 보나 환율을 보나 부동산을 보나 갈 길이 비교적 명확하다”고 말했다.
국내외 기관들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2%대 중반으로 상향 조정하면서도 ‘K자형 양극화’에 대한 우려를 빼놓지 않았다. 반도체, 자동차 등 일부 수출 기업이 국가 경제지표 전체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아래를 떠받쳐야 할 중소·중견기업과 내수 업종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이는 국내 일자리 창출을 어렵게 만들어 많은 수 청년들이 일자리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였던 홈플러스가 사실상 파산 수순(手順)을 밟게 되면서 고용 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도 있다.
한국 상장사 중 이익으로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 비중은 2017년 11.8%에서 작년 27.6%로 8년 새 15.8%포인트나 뛰었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국들과 비교해도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한국은행이 하반기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인 만큼 그 충격을 버티지 못한 ‘한계기업’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거나 파산을 신청하는 사례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현실적 위기에 봉착하고 있어 보인다. 특히 경영 위기에 몰린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옥석(玉石) 가리기’는 나라 경제 전체의 건전성과 직결되는 문제일 수밖에 없는 중차대(重且大)한 과제다.
양질의 고급 기술력을 갖고 있거나 성장 잠재력이 큰 기업들도 예기치 못한 대외 변수에 현금 흐름이 일시적으로 막히는 사례도 있을 수 있다.
만약 이들의 회생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일부 대출 연장이나 감면 등 금융 지원으로 재기의 기회를 의당(宜當) 줄 필요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등 가능성이 희박한 기업들에까지 연명(延命)을 위한 인공호흡기를 달아줘선 단연코 안 된다.
이런 회생 불가능한 기업들이 퇴출(退出)되지 않고 겨우겨우 목숨만을 연명하게 되면 오히려 해당 산업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음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한정된 자원을 상대적으로 우량한 기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도 경쟁력을 잃은 기업들은 시장에서 과감하게 솎아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