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6. 08. 19.


‘인공지능(AI) 고(高) 노출’ 업종 청년층 취업 급감, 걸맞은 고용 대책 마련해야

박근종(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노동 시장의 지형을 근본부터 뒤흔들고 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고용 동향 분석에 따르면, AI 기술의 대체 가능성이 높은 이른바 ‘AI 고(高) 노출 지수’ 상위 업종에서 청년층 취업자 수가 유례없는 속도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취업자 증가세는 완만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청년 고용 시장만큼은 유독 매서운 한파에 직면해 있다. 과거 기술 혁신이 단순 노무직을 위협했다면, 생성형 AI의 등장은 지식·정보 처리를 담당하던 청년 화이트칼라 진입 통로마저 빠르게 잠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엄중한 경고음이다.

현장의 고용 지표는 이러한 위기 국면을 여실히 증명한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8월 12일 발표한 ‘2026년 7월 고용동향’에 의하면 지난달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344만 1,000명으로 전년 동월 363만 3,000명 대비 19만 1,000명 감소하였고,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4.2%로 전년 동월 대비 1.6%포인트 하락했고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6.8%로 전년 동월 대비 1.3%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정보통신업 분야 청년 취업자가 1년 전보다 7만 4,517명 줄었다. 2014년 이후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감소 폭이다.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청년 취업자도 2만3640명 줄었다. 두 업종은 대표적인 AI 고노출 업종으로 꼽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 감소는 통상 청년 고용 시장에서 취업자 수 1·2위를 기록하는 제조업과 숙박·음식점업 등 전통적 대면 산업에서 두드러졌다.

실제 지난해는 전체 청년 취업자 수 감소분의 67.5%가 이 두 업종에서 나왔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양상이 전혀 달라졌다. 정보통신업과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의 감소분 비중이 지난 2월의 경우 65.6%까지 치솟았고 이후 30~40% 내외에 머물다가 7월에 다시 50%를 넘어선 것이다.

특히 정보통신(IT), 금융·보험,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 등 대표적인 AI 고노출 업종에서 20대 청년층 신규 채용은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AI 노출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대면서비스업이나 현장 기술직 분야의 청년층 이탈과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다.

기업들이 생성형 AI 도구를 발 빠르게 업무에 도입하면서, 기존에 청년 인턴이나 주니어급 신입 직원이 도맡던 데이터 수집·분석, 코딩 보조, 일반 사무 행정 업무를 AI로 신속히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입을 뽑아 가르쳐서 쓴다.’라는 기업의 오랜 채용 공식이 송두리째 깨지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뎌야 할 청년들이 경력 축적의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진입로 단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단순히 신규 일자리의 양적 감소만 문제인 것은 아니다. 기술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자리의 미스매치와 양극화는 한국경제의 장기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는 치명적인 뇌관이다. AI를 다루고 제어할 수 있는 소수의 고숙련 엔지니어와 기획자 수요는 대거 치솟고 있는데 반면, 기존 대학 교육 체계에 머물러 있는 다수의 인문·사회·기초 공학계열 청년 구직자들은 경쟁력을 잃고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

청년 고용 절벽은 노동 시장의 활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혼인율과 출산율 저하, 가계부채 누증(累增)으로 이어지는 복합적 사회 위기를 촉발한다. AI 혁신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고용 없는 성장과 청년 세대의 구조적 낙오로 귀결된다면, 이는 지속 가능한 미래라 부를 수 없다.

한편 한국은행이 지난해 2월 발표한 ‘AI와 한국경제’란 보고서는 “국내 일자리 중 51%가 AI 도입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고 특히 청년층 등에게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시경제의 위험 요인이 발생하면 임금근로자 비중이 작아진 상황에서 고용시장이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로 AI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AI 확산에 따른 변화가 청년층에게 예견된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반전의 정책과 지원을 마련해줘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산업계, 교육계는 일시적인 재정 지원성 단기 알바 공급을 지양하고, AI 대전환에 맞춘 근본적인 고용 체질 개선과 맞춤형 대책을 결단해야 한다.

실무·문제 해결 중심의 대학 커리큘럼(Curriculum) 개편 및 AI 융합 교육 필수화하고 직무 부트캠프(Bootcamp) 및 민·관 인턴십(Internship)을 통한 AI 역량 고도화에 전격적 지원하며 AI 취약 직종 청년을 위한 구직 안전망 보강 및 노동 규제 혁신하고 AI 융합 고용 창출 기업 대상 R&D 세액공제와 채용 인센티브(Incentiv) 제공에 집중하고 주력해야 한다.

첫째, 대학교육과 직업훈련 체계의 전면적인 구조 혁신이 시급하다. AI 기술 발전 속도에 맞춰 대학 커리큘럼(Curriculum)을 실무 중심, 융합형 문제 해결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

모든 전공 분야에서 AI를 능동적인 생산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AI 리터러시(Literacy)’와 전공 융합 교육을 필수화하고,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산업 현장이 요구하는 첨단 실무 역량을 선제적으로 길러내야 한다.

둘째, 청년 구직자를 위한 ‘AI 기반 전직 및 역량 고도화(Upskilling & Reskilling)’ 프로그램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대학 졸업 후 실업 상태에 놓인 청년층이 신기술 분야나 AI 융합 산업으로 신속히 진입할 수 있도록 고품질의 집중 직무 부트캠프(Bootcamp)를 국가 차원에서 전폭 지원해야 한다.

동시에 청년들이 AI 보조 환경에서도 실질적인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민관 매칭 인턴십(Internship)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셋째, 고용 안전망의 재설계와 규제 혁신이 병행되어야 한다. AI 도입으로 타격을 받는 취약 직종 청년들을 위한 구직 안전망을 촘촘히 보강하고, 신산업 분야에서 양질의 청년 일자리가 폭발적으로 창출될 수 있도록 낡은 규제와 노동 시장의 경직성을 과감히 걷어내야 한다.

기업이 청년 신규 채용을 늘릴 수 있도록 R&D 세액공제와 고용지원 인센티브(Incentiv)를 AI 융합 고용 창출 기업에 집중 연계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AI 혁명의 파고는 이미 시작되었으며 되돌릴 수 없는 거대한 시대적 조류이자 흐름이다. 그러나 기술의 진보가 청년의 미래를 질식시키는 결과를 낳아서는 결단코 안 된다. 청년들이 인공지능(AI)에 대체되는 대상이 아니라, 인공지능(AI)을 자유자재로 지휘하는 미래 주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한 선제적·공격적 고용 대책을 조속히 확립해야만 한다.

인공지능(AI)에 휘둘릴 게 아니라 인공지능(AI)을 선도하고 이끌어야만 한다. 지금 청년 일자리의 길을 열어주지 못한다면 한국경제의 내일도 미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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