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6. 09. 17.


버려지는 폐섬유, 쓰레기 아닌 ‘산업의 원료’로

㈜금용, 폐섬유 자원순환에 도전…안정적인 원료 확보가 가장 큰 과제

일선 봉제업체는 분리배출, 협회와 지자체는 수거에 적극적인 지원 필요

버려지는 폐섬유, 쓰레기 아닌 ‘산업의 원료’로

(시사프리신문=김영국 기자) 버려지는 섬유를 다시 새로운 원단으로 되살리는 기업의 어려운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폐섬유 자원순환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정적인 원료 확보가 중요하며, 이를 뒷받침할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금용(대표 남용덕)과 ㈜세코(실장 남빈호)는 폐섬유를 수거해 선별·가공하고 재활용 원단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지난 9월 8일 경기도 포천에서는 폐섬유 자원순환에 앞장서고 있는 ㈜금용의 생산시설에 서울지역 봉제업계 관계자들을 초청해 폐섬유 재활용 생산과정을 소개하고 시설을 견학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현장에는 (사)서울패션봉제협회 유지용 회장을 비롯해 DDM패션봉제산업협회 김오형 회장, 서울강북패션협회 박종구 회장, 서울강북패션협회 이정화 본부장, 동대문 패션봉제발전산업협의회 송평의 회장, 동대문제조지원센터 신재역 센터장, 동대문에서 패션산업을 운영하고 있는 디쓰리디 하지태 대표 등 서울지역 봉제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폐섬유를 단순히 버려지는 폐기물로 처리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날 현장에서는 폐섬유 자원순환 산업이 안고 있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제기됐다. 가장 큰 문제는 재활용의 원료가 되는 폐섬유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봉제공장에서 옷을 재단하고 남는 자투리 원단은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이지만, 면섬유와 폴리에스터 등 서로 다른 소재가 뒤섞여 배출되거나 일반 종량제봉투에 담겨 배출되면 재활용업체가 다시 분리·선별해야 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발생한다.

특히 비닐 종량제봉투에 폐섬유가 담겨 분리수거장으로 들어오면 운반 과정에서 봉투가 터지면서 내용물이 뒤섞이는 경우가 많고, 이를 다시 선별하기 위해 많은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 반면 마대자루 등을 활용해 폐섬유를 별도로 수거하면 운반과 분류 과정이 훨씬 수월하다.

결국 폐섬유 재활용의 출발점은 첨단 기술만이 아니다. 봉제공장 현장에서부터 폐섬유를 제대로 분리해 배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업체의 설명이다.

분리배출, 자원순환의 첫걸음

우리나라 봉제산업은 서울 성북·동대문·성동·강북·도봉 등 도심 곳곳에 밀집해 있다. 이곳에서 매일 상당량의 자투리 원단과 폐섬유가 발생하고 있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시스템은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다.

폐섬유 재생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봉제공장에서 발생하는 자투리 원단과 폐원단, 의류업체의 재고품, 소비자가 배출하는 폐의류 등을 체계적으로 수거하고 선별하는 지역 단위의 자원순환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특히 봉제공장에서는 면과 폴리에스터 등 소재별 분리배출을 유도하고, 이에 참여하는 업체에는 수거비 지원 등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자체가 폐섬유 수거에 필요한 마대 자루 등을 지원하고, 수거 후 임시로 보관할 장소와 같은 수거체계를 마련한다면 봉제업체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재활용업체에는 안정적인 원료 공급이 가능해진다.

나아가 성북·성동·강북·동대문·도봉 등 서울의 봉제산업 밀집지역과 경기도 섬유산업을 연결하는 ‘서울-경기 섬유자원순환 벨트’를 구축한다면, 지역에서 발생하는 폐섬유를 지역 산업의 원료로 다시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버려지는 폐섬유, 쓰레기 아닌 ‘산업의 원료’로

기업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길

㈜금용이 걷고 있는 폐섬유 자원순환의 길은 결코 쉽지 않다. 폐섬유를 모으고 소재별로 선별한 뒤 불순물을 제거하고 다시 원단으로 만드는 과정마다 비용과 기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원료가 안정적으로 공급되지 않으면 재활용 설비를 갖추고도 생산을 지속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폐섬유를 새로운 제품으로 되살리는 자원순환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자원을 대부분 해외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서 막대한 자원과 에너지를 투입해 생산한 섬유제품을 한 번 사용하고 폐기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폐섬유 자원순환은 단순한 환경보호를 넘어 산업정책이자 자원안보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도 중요하다. 폐섬유 수거망 구축을 지원하고, 재활용 실로 제작한 운동복이나 단체복 등을 일정 부분 공공에서 구매해 판로를 열어주는 정책도 필요하다.

또한 분리배출에 참여하는 봉제업체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재활용 섬유를 사용하는 기업에는 공공조달과 금융·세제 지원 등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자원순환, 미래의 대안으로

폐섬유를 둘러싼 자원순환 산업은 이제 몇몇 기업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금용처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폐섬유를 새로운 원단으로 되살리려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봉제업체의 올바른 분리배출, 지자체의 체계적인 수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함께 맞물려야 한다.

특히 지자체는 폐섬유를 단순한 폐기물이 아닌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소중한 자원으로 인식하고, 수거 단계부터 적극적인 행정에 나서야 한다. 종량제봉투 중심의 폐기물 처리에서 벗어나 마대자루 등을 활용한 별도 수거체계를 마련하는 것은 폐섬유 재활용을 활성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유한한 자원을 사용하며 살아가고 있다. 자원이 무한하지 않은 만큼 고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늦추고 미래 세대에게 자원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한 번 사용한 자원을 다시 산업의 원료로 되돌리는 자원순환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야 한다.

버려지는 섬유도 다시 원단이 되고, 다시 산업의 자원이 될 수 있다. ‘버려지는 자원은 없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과 함께 정부와 지자체가 폐섬유 자원순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금용의 도전이 한 기업의 노력에 머물지 않고 우리 사회의 새로운 자원순환 산업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폐섬유를 쓰레기로 볼 것인지, 새로운 산업의 원료로 볼 것인지는 이제 선택의 문제다. ㈜금용이 묵묵히 걷고 있는 폐섬유 자원순환이라는 어려운 길이 기업 차원의 도전을 넘어 서울시와 각 자치구, 정부가 함께 만들어가는 국가적 자원순환 산업으로 발전해야 할 시점이다.

버려지는 폐섬유, 쓰레기 아닌 ‘산업의 원료’로

버려지는 폐섬유, 쓰레기 아닌 ‘산업의 원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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